"비상구 잘못 열면 엔진에 날려" 에어부산이 밝힌 탈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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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비상구는 승무원 협조 요청으로 승객이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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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가 기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에 탄 모습. /뉴스1
◇“안내방송 어려운 긴박 상황” 주장
에어부산은 29일 자료에서 “최초 목격 승무원에 따르면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가 목격됐다”며 “화재 확인 즉시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발화가 발생한 위치는 28열 선반으로 추정된다고 에어부산 측은 전했다.
화재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선, “별도의 안내 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에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승객이 직접 비상구를 열어서 탈출했다는 증언 관련,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 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 가능하며,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 및 탈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비상구 잘못 열면, 추락하거나 엔진에 날려”
전날 사고기 승무원들의 대피 안내 절차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비록 승무원의 대처에 일부 미흡함이 있었더라도, 비상 상황에서 승객들이 임의로 탈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안전요원인 승무원들의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이메일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29일 에어부산을 비롯해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등 항공사 직원들은 비상시 탑승객들의 행동 요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어부산의 한 직원은 “승객이 임의로 문을 열다가 잘못 작동시키면 비상구 설정 상태에 따라 슬라이드가 개방되지 않고 문 열자마자 낭떠러지일 수 있다”며 “뒤에서 다른 사람이 밀면 3m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외부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비상구를 개방하는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티웨이항공의 한 직원도 “외부 상황이 어떤지 모르고 승객이 임의로 비상구를열었다가 슬라이드가 찢어지거나, 공기가 유입돼 화재가 더 커지는 등의 상황을 알 수 없다”며 “안전요원인 승무원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도 “만약 엔진 정지가 안됐는데 문을 열고 탈출하면 앞쪽은 인테이크공기 흡입구에 먹히고, 뒤쪽은 후류로 날아갈 수 있다”고 했다.
◇“짐은 버리고, 탈출 후엔 기체서 최대한 멀리”
세월호 사태 때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안내방송을 따랐다가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것이, 비상 상황시 임의 대처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세월호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선장이 먼저 탈출했지만, 우리항공기 승무원는 제일 마지막에 나가는 것이 매뉴얼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발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달라”며 “승객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겠지만, 다 내 목숨 걸고 승객들 살리기 위해 매뉴얼에 기반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탈출 영상에서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승객들은 짐 없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대피했다. 대한항공 직원은 “승객들이 짐 버리고 탈출한 것은 박수치고 싶었다. 짐을 챙기다가 뒷사람들이 다 죽을 수도 있고, 슬라이드가 찢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탈출 후에는 폭발 위험 때문에 되도록 빨리 기체에서 멀어져야 하는데 기체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것은 조마조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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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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