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경쟁력 없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유럽…한국과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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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배터리 전쟁’ 저자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Samp;P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Samp;P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영국 서식스대 경제학 박사, 전 IHS 애널리스트, 전 ‘리튬투데이’ 편집장 /사진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배터리 전쟁’ 저자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Samp;P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유럽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연차 산업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EU는 2035년부터 27개 회원국에서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베드나르스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Samp;P글로벌에서 에너지 및 배터리 산업 시장을 분석해 왔다. 현재 리튬, 망간 등 배터리 양극재 물질의 시장 상황을 분석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고 전 세계 150개국, 1만5000개 이상의 기관과 기업이 그의 시장 분석을 참고한다.
베드나르스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엔진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은 이미 실패했거나 배터리 개발 초기 단계에 있거나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유럽 최대 배터리 업체인 스웨덴의 노스볼트가 재정 위기로 미국에서 파산 보호챕터 11 절차를 고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월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노스볼트는 지난 9월 인력 25%에 해당하는 1600명가량을 감원했고, 10월에는 자회사인 ‘노스볼트 ETT 익스팬션 AB’가 스웨덴 현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럽 에너지산업이 혁신 위기에 처했다고 보는지.
“나는 적어도 에너지산업에서는 혁신 위기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 기업이 매우 높은에너지 가격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변수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에너지산업의 혁신 위기 때문은 아니다. 이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던 러시아 천연가스 대신, 선박을 통해 운송되는 액화 천연가스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에 기인한 위기다. 무엇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x22c5;러시아 전쟁 이전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데 앞장섰고, 수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려나가는 등 에너지산업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최근 유럽은 원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9개 EU 회원국이 새로운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비용이 유럽 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나쁘다. 중공업·화학· 철강 회사가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유럽의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제조 업종의 중소기업 역시 높은 에너지 비용 탓에 큰 타격을 받았다.”
EU는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화석연료보다 값싼 재생에너지원으로 발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EU는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여기에 지름길이나 쉬운 방법은 없다. 나는 EU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속도를 높여야 할 뿐이다. 그리고 유럽 전역에서 전기를 보다 최적의 방식으로 거래하기 위해 그리드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송전· 변전·배전 등의 전력 전송과 분배를 위한 시스템를 더 잘 연결해야 한다.”
높은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EU 소비자의 구매력도 떨어졌을 것 같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은 없었나.
“가계 에너지 가격에 상한을 두는 방식으로 상한선 초과분에 대해 각국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상한선을 넘는 전기 사용료를 각국 정부가 대신 지불한 것이다.”
유럽에서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가 금지된다. 유럽 자동차 혁신 지표라 할 수 있는 전기차 제조 경쟁력은.
“전기차의 배터리는 자동차 엔진 역할을 한다.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장치일 뿐 아니라 자동차 성능을 결정한다. 100년이 넘는전통을 가진 주요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은 현재 대부분 한국산 또는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에서만 보자면, 유럽과 아시아중국·한국·일본 사이에 큰 기술적 격차가 있다. 배터리 확보를 위해 유럽은 특히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 유럽도 기술 연구개발Ramp;D 파트너로서 한국에 여전히 제공할 것이 많다.”
원전의 역할도 중요할 텐데.
“국제에너지기구의 2023년 데이터를 보면, 원전이 유럽 내 전기 생산의 19%를 차지했다. 이는 천연가스21%와 거의 비슷하고 석탄17%보다 큰 수치다. 프랑스의 경우 무려 원전을 통한 전기 생산이 64%에 달한다. 나는 프랑스가 원전에 의존했기 때문에 에너지 주권 확립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에 대해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도 본다.”
Plus Point
[Interview]배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경제학 교수 “혁신성·생산성 둔화에 경쟁력 떨어진 유럽…관료주의 간소화 해야”

배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경제학 교수-예일대 경제학 박사, 현 전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IMF 수석 정책자문위원 /사진 배리 아이켄그린
세계적 경제 석학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최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Europe’s Wake-Up Call’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낸 경제학자 마리오 드라기가 지난 9월 발표한 ‘유럽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유럽을 깨우는 모닝콜’이라고 평가했다.
드라기 보고서는 “EU가 미국·중국과 △에너지△클린테크 △디지털화, 첨단 기술 △국방·안보 등 10개 주요 경제 부문에서 경쟁하기 위해 연간 8000억유로약 1195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럽 경제는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나.
“유럽 경제는 약한 기술 혁신성, 생산성 둔화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동쪽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같은 지정학적이며 외교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높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유럽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그리드를 대륙 전체에 통합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이 중국을 벤치마킹해 원자재에서 최종 제품 생산까지 통합된 생산방식을 취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유럽은 많은 원자재 분야에서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벤치마킹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유럽에서 신기술 또는 신약 승인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많다.
“규제가 심하고 관료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약이나 기술에 대한 승인 속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더 느린 것이다. 관료주의를 간소화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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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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