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에서 발화" 또 여객기 사고…보조배터리 규정 강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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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이 비상 탈출한 가운데 29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등 관계자들이 불에 탄 항공기를 살펴보며 조사하고 있다. 28일 밤 항공기 화재 사고 당시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전원 탈출했다. 2025.1.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원인으로 보조배터리 발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재가 일어나면 신속한 대처가 제일 중요한 만큼 휴대 수하물기내 반입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15분쯤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 화재는 기내 선반에 둔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시작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화재를 최초 목격한 승무원은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번 화재로 항공기 기체는 반소됐으나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체 자체 결함보다 외부 요인으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보조배터리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가 높다. 충격이나 과열, 내부 단락이 발생하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장시간 방치되면 열폭주 현상으로 발화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내 배터리 화재 발생 매뉴얼에 따라 화재를 최초로 발견한 승무원이 상황을 전파한 뒤 바로 소화기를 사용해 진화를 시도했으나 이미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거나 산소 유입 등의 상황으로 진압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행 대한항공 기내 반입 규정에 따르면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부치는 짐이 불가해 직접 휴대해야 한다. 용량에 따라 기내 반입 여부가 결정된다. 100Wh와트시 이하 배터리는 최대 20개, 100Wh 초과 160Wh 이하 배터리는 최대 2개까지 휴대할 수 있다. 카메라·휴대폰·노트북 등 개인 휴대 전자기기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휴대·위탁 모두 가능하다. 어느 경우에도 160Wh를 초과하면 운송이 금지된다.
보조배터리에 대해 소량만 기내 반입을 허용한 것은 불이 났을 때 화물칸보다 즉각 대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물칸 위탁을 금지하고 있다. 화물칸에 보조배터리가 실릴 경우 화재 감지와 진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항공기 내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는 빈번한 편이다. 지난달 12일 에어부산 BX142편 항공기에서 보조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3시간40분 가량 지연 출발했다. 지난해 4월에도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13편 항공기에서 기내 선반 안에 있던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이 진압했다.
업계에서는 보조배터리를 기내 반입하더라도 유사 시 손이 닿는 곳에 둬야 한다는 안내 가이드라인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운터에서 체크인할 때 승객의 보조배터리 휴대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규정을 안내하고 있지만 승객 입장에선 기내 반입과 직접 휴대를 같은 의미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배터리를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않게끔 안내하고 있지만 기내 반입 이후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진 않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버헤드빈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보조배터리를 넣지 말라고 명확하게 고지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조사위는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조사위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최근 그룹사로 편입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와 관련, 그룹 차원의 대응지원 체제를 가동 중이다. 현장에 안전·정비 등 지원 인력을 파견했고 탑승객 지원과 사고조사를 공조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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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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