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돈 넣으라더니…" 1875억 몽땅 날릴 판 날벼락 > 경제기사 | economics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경제기사 | economics

"믿고 돈 넣으라더니…" 1875억 몽땅 날릴 판 날벼락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2-20 08:43

본문

"보통수준 위험이라더니"…이지스 전액손실 펀드 설명서 부실 논란

전액 손실 난 이지스자산운용 獨 트리아논 펀드
1등급 고위험 펀드에 4등급 수준 투자설명

이지스운용 "투설에 위험설명 오기"
금감원 "심사 더 깐깐히…운용가에도 주의"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전액손실이 발생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229호파생형 펀드와 관련해 당초 투자설명서에 위험등급과 맞지 않는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 고위험상품임에도 설명서에 4등급에 준하는 위험설명을 기입해 투자자의 혼동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펀드는 201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최근 도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펀드는 모집 당시 국내에서 공·사모 방식으로 총 3750억원을 끌어 모았는데 일반 투자자 대상인 공모펀드에서만 1875억원을 팔았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금 전액 손실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위험 1등급 상품에 4등급 설명 적은 이지스운용
20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2018년 말 작성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229호파생형 펀드 투자설명서에 위험등급과 맞지 않는 설명을 기재했다.

등급 분류는 6등급 중 1등급에 해당되는 매우 높은 위험으로 하면서도 뒤이은 설명에는 따라서 이 투자 상품은 보통 수준의 투자수익을 추구하고 그에 따른 보통 수준의 투자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적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이런 설명은 4등급 투자상품에 쓰인다.


금융투자상품 위험 등급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1등급 매우 높은 위험 △2등급 높은 위험 △3등급 다소 높은 위험 △4등급 보통 위험 △5등급 낮은 위험 △6등급 매우 낮은 위험으로 분류된다.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며 큰 변동성과 위험성을 동반하는 1등급 펀드에 4등급 설명을 가져다 쓴 셈이다. 간이투자설명서에도 등급과 맞지 않는 설명이 적혔다.

투자설명서는 펀드의 자기소개서라고 불릴 만큼 펀드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취급된다. 펀드의 투자 전략과 비용, 투자위험, 운용인력 등이 설명돼 투자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투자위험 부문은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성향과 부합하는지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위험등급 설명은 각 투자상품의 특성에 맞게 안내되기 때문에 운용사 모두 일원화돼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상품은 환율 변동 위험을 감수하는 환노출 상품인 데다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낀 레버리지 투자 상품이어서 4등급 수준의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사들에 앞서 운용사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고위험상품임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설명이 적혔다"며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자료인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마저 신뢰를 주지 못하면 공모펀드 시장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스운용 "실수"…금감원 "더 꼼꼼히 살피겠다"

금융감독원 표지석. 사진=노정동 기자

이지스운용 측은 펀드 투자설명서 설명 내용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단순 실수"라면서 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위험등급 분류 기준에 대해서만 금융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고 투자설명에 대해서는 권고하는 바는 없으므로, 위험등급의 분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지스운용 사례와 관련해 내부 심사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공모펀드는 시장에 내놓기 전 금감원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모펀드 투자설명서를 검토한 금융감독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박시문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최고 위험등급인데 보통 수준 등의 설명을 한 것은 부실하고 부적절한 기재"라며 "앞으로 운용사들이 투자설명서 작성 시 보다 적절히, 주의깊게 기재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 심사는 신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측면이 있어서 꼼꼼히 살피기 어려운 실무적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위험등급에 대한 설명 등 놓치는 지점이 없었는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앞으로 보다 신중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투자자와 접점이 있는 곳은 판매사이기 때문에 투자설명서상의 부실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의사결정과 직결됐다고는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위험등급 설명 천차만별 운용사…"불완전 판매 위험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위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라인과 금융투자협회 표준투자권유준칙 등에 따르면 판매사는 투자상품 판매 시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위험등급을 설명해야 한다. 그 등급이 가진 의미와 유의사항, 등급 분류 이유 등에 대해서다. 이때 판매사들은 운용사가 만든 투자설명서를 기초로 하는데, 설령 그 설명서 내용이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판매사는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당국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판매사 행위에만 책임을 지운 것은 제조사운용사가 아닌 판매사가 투자자와 대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로는 이런 판매사 책임이 더 강조됐다.

이 펀드는 당시 국내에서 공·사모 방식으로 총 3750억원을 모집했는데, 공모펀드에서만 판매사인 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1875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투자자 항의를 받고 있는 판매사 측은 투자설명서 내용에 하자가 있는 만큼, 이지스운용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판매사 중 가장 많은 규모로 이 펀드를 판매했던 KB국민은행은 당시 가입신청서상 펀드 위험등급을 기존 1등급이 아닌 2등급으로 낮춰 전국 지점들에 표기·판매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책임을 미루는 판매사와 운용사의 대응에 한층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투자설명서도, 가입신청서도 못 믿겠다"며 "대체 무엇을 믿고 투자해야 하나"고 되물었다.

이런 가운데 운용사들도 투자설명서 등 투자자 대상 자료에 대해 작성 기준과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도 운용사마다 위험등급별 설명이 각사마다 천차만별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설명을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해서 있으나 마나 한 설명을 넣은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등급 설명을 누락한 곳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사가 운용사의 투자설명서를 기초로 해 판매를 하기 때문에, 운용사부터 제대로 된 안내자료를 쓰는 게 중요하다"며 "위험 고지를 정확히 해 투자자 오인 소지를 줄이면 불완전판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345
어제
1,837
최대
3,806
전체
875,954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