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기 조상 F-117 스텔스 전폭기···10년 더 전 세계 누빈다[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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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40년 전인 1981년 6월 미국 네바다 주에 위치한 미 공군의 비밀기지 51구역에서 얼룩 위장무늬를 칠하고 각진 외형의 비행기 한 대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유선형이 아닌 기존 전투기와 다른 기괴한 모습으로 미확인비행물체UFO라는 오인을 샀다. 그러나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폭기 ‘F-117 나이트호크’다. 1991년 걸프전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스텔스기 신화를 창조해 나갔다.
2022년12월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된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의 할아버지뻘인 전투기다. 삼각형의 특이한 외관은 스텔스 능력을 염두에 둔 설계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 간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거나 전쟁에 나설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해 주요 목표물을 은밀히 정밀타격하며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답게 혁혁한 공을 세웠다.
스텔스기는 적의 레이더와 적외선 그리고 음향탐지기, 육안에 의한 탐지까지 등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할 수 있는 은폐 기술을 갖췄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현대전에서 최신 전투기의 성능으로 가장 중요한 1순위를 꼽는다면 단연 스텔스 기능이다.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은폐 능력을 기반으로 은밀하게 침투해 목표물을 파괴하고 조용히 빠져 나올 수 있어 상대국 입장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체계다.
미군 내부적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북베트남의 지대공 미사일에 큰 피해를 보고, 제4차 중동전에서 소련의 신형 지대공 미사일에 이스라엘 공군이 겪었던 피해 등을 보면서 스텔스 공격기 개발에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미 국방부는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을 통해 록히드 사와 노스롭 사에 스텔스 공격기 개발을 지시했다. 1977년 12월에 최초 비행에 성공한 시제기 ‘해브 블루’를 바탕으로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무장과 센서를 탑재하고 기체를 확대한 F-117 스텔스 전투기가 탄생했다.
F-117는 다이아몬드 같은 각진 외형을 자랑한다. 이는 개발될 당시에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곡면의 레이더반사면적을 계산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평면으로 레이더반사면적을 계산해 설계하게 되고, 항공 역학적으로 불안전한 비행성능은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 즉 전기신호식 비행조종 제어체계 구조와 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체 내부에 무장창을 두게 설계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의 기괴한 외형으로 탄생하게 됐다.
또 적외선 감소를 위해 엔진 또한 재연소장치가 제거된 쌍발 터보팬 엔진을 장착했다. 특히 기체에는 전파흡수재를 칠해 레이더반사면적을 최소화 시켰다. 덕분에 F-117의 레이더 반사면적은 0.003 제곱미터㎡로 전체 길이는 6.5∼21.5㎝에 이르는 벌새와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됐다. 이 같은 스텔스 성능을 기반으로 F-117 스텔스 폭격기는 데뷔전이라고 할 수 있는 걸프전쟁에서 이라크 방공망을 농락하며 1600여 개의 중요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공습하는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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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7는 이라크 전쟁에서 그 성능을 증명했다. 미국을 필두고 하는 다국적군이 대 이라크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라크도 다국적군에 F-117이 포함된 것을 알고 충분한 대비했고, 다목적군도 앞선 파나마 경우처럼 완전한 기습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했지만 예상과 달리 이라크군의 방공시스템은 F-117를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바그다드에 있는 대통령 관저와 바트당 본부, 이라크군사령부, 이라크 및 쿠웨이트의 지휘 통신 시설은 기습공격에 의해 처참하게 당했다.
카마스무샤이드 기지를 출격한 F-117 36대는 저고도로 침입해 공격해 바그다드 상공에 도착했을 때 등화관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F-117 기수에 장비된 센서로 목표 건물로 조준해 레이저 유도폭탄을 목표에 명중하는 성과를 올렸다. 결국 이라크군은 효과적인 반격도 못한 채 정전에 응하면서 전쟁은 마무리됐다. 전사 전문가들은 “F-117 스텔기 폭격기를 활용한 개전 첫날 공습이 없었다면 다목적군은 절대적인 항공 우세를 확보하지 못해 전쟁이 장기화 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주요 전장을 누비며 맹활약하던 F-117은 지난 2008년 공식 퇴역을 선언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4년 9월 네바다 주 브레인 워시 부트 공군기지에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2016년, 2017년, 2018년에 잇따라 작전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여러가지 추측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Su-57, J-20등 가상적국의 스텔스 전투기에 대항할 전술 개발을 위한 가상적기 역할을 하기 위한 비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2017년 중동에 있는 미 공군기지에 F-117 4대가 배치돼 작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에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훈련비행 중인 복수의 F-117이 다시 포착되면서 재취역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최신 전투기 F-35 프로그램이 난항에 빠지자 예산 확보를 위해 잠시 은퇴했다가 ‘F-35 라이트닝’ 배치가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F-22 랩터’와 F-35에 장착할 수 없는 2000파운드lb급 ‘GBU-27 페이브웨이Ⅲ’ 레이저폭탄을 활용하기 위해 다시 운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는 결국 공식 퇴역한 F-117이 앞으로 10년은 더 전 세계를 누비면 전장에서 활약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공군이 오는 2034년까지 일부 F-117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F-117은 적의 스텔스기와 순항미사일을 대응하기 위한 미군 조종사를 훈련시키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공군은 2024년부터 10년 간 F-117를 유지·보수하는데 참여할 방산업체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 공군이 참여 방산업체에게 몇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제한된 비행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F-117의 유지 보수를 비롯해 향후 완전학 퇴역 이후에 박물관행을 위한 비무장화와 기밀해제화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와 관련 미 공군 측도 “현재 45대의 F-117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10대 이상의 박물관 이전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F-117 스텔스 전투기는 시제기 5대를 포함 총 64대가 만들어졌다. 실전에서 격추된 것은 유고슬라비아 공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08년 4월 22일 퇴역하면서 F-117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 외부에 알려진 공식적인 기록이지만, 미 현지 언론의 보도와 미 공군 측의 확인한 것처럼 세계 최초 스텔스기는 앞으로 10여 년 더 전 세계 전장을 더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게 돼 50여 년 운용된 스텔스 폭격기라는 역사를 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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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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