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독대는 이미 오염됐다"…윤-한 만찬 후 더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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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독대를 재요청한 지 사흘이 흘렀지만 대통령실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방식을 두고 용산에서는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짙어 당분간은 냉랭한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뭐든지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켜보자"고 밝혔다.
지난 24일 한 대표가 당 지도부 초청 만찬 뒤 정무수석을 통해 다시 요청한 독대를 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독대 요청에 관한 불쾌한 감정이 여전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 대표가 처음에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독대 자체가 내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인데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 사실상 의정갈등이나 김건희 여사 문제 등 각종 현안에 관해 속에 있는 얘기를 터놓고 말하기가 불가능한 탓이다.
독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윤-한 갈등을 겪은 윤 대통령으로서는 불통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점도 있다.
사실상 당 대표가 대통령을 구석에 몰아넣고 독대로 압박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감지되는 인식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독대 전후로 언론 문의가 빗발치고 대화 내용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 대표가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독대를 재요청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표 측에서는 발언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참석자 간에 자유롭게 대화가 오간 만큼 한 대표도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 대표가 독대를 재요청하는 방식을 두고도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에게 현안을 깊게 논의할 자리가 따로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될 것을 정무수석에게 다시 요청하고 이마저도 언론에 알리겠다고 통보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만찬이 끝나자마자 친한계 참석자 사이에서 대통령실을 향한 날 선 발언이 잇달아 나온 대목도 한 대표를 향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요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체코 공식방문으로 원전 수주를 위한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쳤지만 독대 논란에 성과가 가려져 대통령실은 이미 감정이 상한 상태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는 이미 오염된 상태로 유의미한 얘기가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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