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명리학자에 저 감옥 가요?…첫 만남에 자택서 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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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에 처할 때마다 거취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해왔다는 명리학자의 증언이 나왔다. 이 명리학자는 김 여사가 공적인 결정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는 명리학자나 무속인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명리학자 류아무개씨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의 ‘ㅇㅇ학술원’에서 한겨레21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공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김 여사가 의견을 물어왔다”며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김 여사를 상담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장이 좀 시끄러웠다. 김건희 여사가 감방 가니 안 가니, 그때 상담 연락이 왔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주로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다가 2006년 강남에 ‘ㅇㅇ학술원’을 열었고, 대중 강연,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나 보수 유튜버의 유튜브 방송 출연 등을 하며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류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예측, 박근혜 대통령 당선 예측,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 예측’ 등 “무수한 예측을 정확하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류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 여사가 류씨에게 처음 연락한 시점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무렵이다. 2019년 7월 검찰총장이 된 윤 대통령은 이른바 ‘조국 사태’가 벌어지면서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이 갈등이 이어지던 2019년 말 류씨는 한 유튜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사주를 풀면서 “윤 총장이 대통령 사주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김 여사가 류씨에게 연락해 “만날 수 없겠느냐”고 했고, 곧바로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처음 만나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사주풀이를 해준 것을 시작으로 김 여사와의 인연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한겨레21과 만난 자리에서 류씨는 김 여사의 사주풀이를 보여주며 김 여사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 등을 정확히 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씨는 이후 김 여사를 최소 5~6번 이상 상담해주었는데, 김 여사가 류씨에게 자동삭제 타이머가 설정되어 있는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했고, 류씨가 이에 대답해줬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추윤 갈등’이 한참이던 무렵에는 “김 여사가 윤 총장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물어,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총장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2021년 초에는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와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2021년 말 대선 전략을 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전 대표가 갈등하다 이 전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행했을 무렵에는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류씨에게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류씨는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라고 말하며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 가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을 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명리학자에게 자신의 거취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이다.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하기도 했다.
류씨는 김 여사가 공적인 문제나 결정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는 명리학자나 무속인이 본인 외에도 더 있다고 안다.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풍수나 관상, 사주나 미래 예측 등 주술의 분야별로 조언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실에서 비서관으로 일했던 한 인사도 한겨레21과 만나 “김 여사가 중요한 자리인사를 고려할 때 사주를 즐겨 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을 뽑을때 이력서를 봤는데, 이력서에는 사진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어서 무당을 통한 사주를 본다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를 오랫동안 지켜본 국민의힘 출신 한 국회의원은 “캠프나 인수위원회 시절 그런 사람들의 조언을 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러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굉장히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여러 국정운영이 있어왔는데, 이번에 윤 대통령이 최소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후 줄곧 역술인에게 의존해 온 김 여사의 결정에 따라 진로 선택을 해왔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21은 17일 류씨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은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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