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野 "명백한 정치 판결"…위기 속 고강도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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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 인생 최대 고비 맞아
與 공세·여론 악화 피할 수 없을 듯
비명계 새 구심점 찾기 나설 수도
與 공세·여론 악화 피할 수 없을 듯
비명계 새 구심점 찾기 나설 수도
‘무죄’를 자신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15일 1심 법원의 ‘피선거권 박탈형’ 선고로 170석 거대 야당의 수장, 차기 대선 유력주자인 이 대표는 정치 인생의 큰 고비를 맞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는 ‘2번의 현실 법정’이 남아있다고 해도 향후 이 대표 정치 행보에 무거운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사실상 일체화된 상황이라 당장은 리더십의 가시적 균열은 없을 거란 예측이 우세하지만, 여권을 비롯한 반대 진영의 집중 공세와 국민 여론 악화의 위기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위증교사 혐의 선고에서 2연속 펀치를 맞게 되면 이 대표에게 가해지는 충격은 훨씬 더 가중될 수 있다. 격앙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내지 임기 단축을 위한 ‘액션’을 한층 공격적으로 전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선고 직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1심 선고를 ‘명백한 정치 판결’로 규정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예고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시작한 윤석열 정권의 대선 후보 죽이기, 정적 말살 시도에 판결로 화답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어질 항소심에서 국민과 함께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혹해하는 기류와 함께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김병기 의원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며 사법부를 이용한 야당 죽이기”라고 반발했고, 김용민 의원은 “소수의 판사에 의한 국민주권침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3차 장외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달 내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목표로 총공세를 펼칠 방침이다. 이날 선고로 이 대표가 실제 차기 대선에 나설 길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조기 대선을 치를 수 있도록 ‘대통령 탄핵’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건은 여론의 호응 정도다. 예상 밖의 선고로 당내 결집은 일단 공고화되는 양상이지만 중도층 민심과는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을 안정적으로 장악하며 ‘일극체제’를 구축한 상황이지만, 사법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이 대표 정치 행보에 힘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숨 죽이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구심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비명계 역시 이 대표 옹위에 나선 모습이다. 그간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심 선고에 대해 “대한민국에 법의 상식과 공정이 남아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 일동도 “이 대표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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