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 의원직 상실형에…여야 사생결단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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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향후 10년간 선거 출마가 제한될 수 있는 중형을 선고받자 정국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유무죄를 떠나 예상을 뛰어넘는 형량에 야당에선 ‘충격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인 이 대표가 ‘정치적 몰락이냐, 대권이냐’ 갈림길에 서게 된 만큼, 야당이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충격적이다” “참담하다” “뭐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형량이 세게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직후, 민주당 관계자들의 반응은 계파를 떠나 대동소이했다.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당내에선 ‘무죄’ 또는 ‘피선거권 박탈과 무관한 수준의 벌금형’에 그칠 거라는 전망이 유력했던 까닭이다. 이날 선고받은 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당내에선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1심 판결은 명백한 정치 판결”이라며 “검찰이 시작한 윤석열 정권의 대선 후보 죽이기, 정적 말살 시도에 판결로 화답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와 함께 흔들림 없이 싸워나가겠다“며 “법률적·정치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가용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16일 오후 ‘전국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등에 참석하기로 했다.
1심 선고에 불과하지만 당내에선 ‘지금의 사법 현실이라면 결과를 뒤집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예상 밖 판결이 나온 것을 보면, 야당에 대한 사법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 안에선 열흘 뒤인 25일 선고가 예정된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 결과가 이번 선거법 재판보다 위태로울 수 있다고 봐왔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선거법 재판은 가장 단순하고 승산이 높다고 평가해온 게 사실인데 선고를 보면 재판부의 감정이 느껴진다. 앞으로 다른 재판 결과들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향후 여야가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대결 구도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법 재판 항소심뿐 아니라 줄줄이 예정된 재판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선을 끊는 결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야당이 확정판결 이전에 ‘윤석열 정부 조기 퇴진’에 ‘다걸기’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선거법 사건은 1심 기소 후 6개월, 2·3심 각 3개월 안에 마쳐야 하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최근 이 ‘6·3·3’ 원칙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항소심까지 3~4개월 동안 당은 당대로 결집하면서 적대적 갈등 구도가 강력해질 것”이라며 “당원들의 결집이 아니라 국민 여론이 어디로 흐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사법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반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법부가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 무죄와 방탄을 위한 ‘무력시위’와 선동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비겁한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민도 고경주 신민정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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