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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속 촬영팀에 엑스맨이 있다?[청계천 옆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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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8-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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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옆사진관〉김정은 전속 촬영팀에 엑스맨이 있다?



과거 2000년대 예능 황금기 시절 ‘엑스X맨’이란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PD가 몰래 엑스맨이라고 지정한 한 출연진을 지정하면 그 출연진은 게임에서 일부러 져야 했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다른 출연진들은 그 엑스맨이 누군지 맞추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우리나라에선 직장이나 운동 경기 등에서 같은 팀에게 불리한 행동을 하는 팀원을 가리켜 ‘쟤 엑스맨 아니야?’라는 밈이 생겼다.


지난 7월 말 북한 신의주, 의주군에서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이후로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가 부각된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전속 촬영팀 중에서 ‘엑스맨’이 찍은 듯한 B컷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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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노동신문 등 북한의 언론 매체는 김 위원장이 수재민 거처가 마련된 평양의 4·25 여관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그곳에서 김 위원장은 식사하는 아이들을 만나 말을 걸거나 어루만지고 포옹했다. 이에 감격한 아이들은 갑자기 일어나 김 위원장을 둘러싼 뒤 자기 음료수와 빵을 바쳤다. 위 사진의 내용이다. 그런데 전속 촬영팀은 한 장의 사진을 더 공개했다.

어린이 수재민들 식사실 방문해 둘러보는 北 김정은



사진 속에는 김 위원장 뒤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경호원과 간부가 나와 있다. 간부가 사진 연출을 위해 아이들을 모았다가 경호원들이 아이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모습 같다. 그리고 분주한 촬영진과 김 위원장 옷에 떨어진 빵가루가 보인다.

연출에서 중요한 건 당연히 연출 느낌이 안 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데 배우 뒤편에서 붐마이크를 들고 있는 직원이나 연기를 지도하는 감독의 손동작이 보인다면 어떨까? 굉장히 어색하고 몰입감이 떨어질 것이다. 북한 전속 촬영팀은 그런 사진들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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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17일 수재민 아이들이 평양에서 새로 학교에 다닐 준비가 잘 돼 있는지 점검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 무표정하거나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한 아이는 손으로 웃음을 가리는 듯한 모습이다. 아마도 북한에선 최고 권력가 앞에서 지어야 하는 표정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이전 사진에도 김 위원장 옆 아이들은 웃는 얼굴보다 울상인 표정이 많았다.

〈청계천옆사진관〉김정은 전속 촬영팀에 엑스맨이 있다?



그런데 전속 촬영팀은 한 장의 사진을 추가로 공개한다. 이 사진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촬영을 위해 동원됐던 아이들이 떠나는 듯한 모습이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우두커니 의자에 앉아 있다. 그 누구도 김 위원장을 쳐다보지 않는다. 마치 김 위원장이 ‘왕따’가 된 듯한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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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부가 아이를 김 위원장 쪽으로 잡아끄는 듯한 모습의 사진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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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수재민 천막촌을 방문했을 당시 사진에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땀을 뻘뻘 흘리는 간부의 모습이 편집되지 않은 채 함께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천막 안이 엄청 덥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청계천옆사진관〉김정은 전속 촬영팀에 엑스맨이 있다?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된 수재민 위로 행사 사진에서 노출된 고급 벤츠 마이바흐 승용차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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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가 수장의 사진을 담당하는 사진팀은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공개할 사진을 고르는 것도 만전을 기한다. 특히 북한 보도 사진들은 위 사진들처럼 사회주의 특유의 ‘완벽한 앵글’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자는 사진기자로서 정말 궁금하다. 북한 김 위원장 전속 촬영팀에 ‘엑스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신입 직원의 어설픈 사진 결과물인지.

또는 날 것의 이미지 노출 또는 김 위원장의 소탈한 모습을 부각하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북한이기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의 사진 느낌이 바뀐 건 확실하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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