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한미 관계 파탄날까? [송의달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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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실태와 해법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기 직전 경기도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장병들을 찾아가 격려연설하고 있다./조선일보DB ◇해리스의 상승세 vs 트럼프의 건재함 미국 퓨리서치 센터가 2024년 8월 14일 공개한 트럼프와 해리스에 대한 지지도 조사. 해리스는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를 근소하게 앞섰다왼쪽 그래프. 그러나 강한 지지층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향 조사에선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각각 2%포인트 앞서 있다오른쪽고 퓨리서치 센터가 밝혔다./Pew Research Center 2024년 8월 15일 미국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가 취합해 발표한 미국 대선 주요 여론조사 결과. 폭스 뉴스와 라무센리포트 등에서 여전히 트럼프가 앞서 있다./Real Clear Politics “독일차에 대한 관세를 충분히 매기지 못한 것과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받아내지 못한 것sticking up South Korea for 5 billion in payment for American troops stationed there이다. 이 두 가지는 다음번 백악관에 들어가서 마무리할 생각이다.”The Divider, 646쪽 뉴욕타임스 워싱턴지국의 피터 베이커 백악관 취재팀장이 그의 부인인 수전 글래서 기자와 함께 2022년 9월 출간한 책 . 총 752쪽 분량이다./Amazon 트럼프는 일관성 없고 예측불가능한 정치인으로 평가되지만,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서는 20년 넘게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트럼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는 회고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모든 회담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꺼냈다. 부유한 나라인 한국은 세계 경제에서 최상위 12개국에 속한다. 한국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지만, 서울은 더 많은 비용 부담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국방부는 당시 주한미군 주둔 관련 직접 비용 중 약 3분의 19억2400만달러을 한국이 부담한다고 자체 분석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이는 당시 연간 1조 6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한민국 총GDP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었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군속軍屬들의 급여와 주택 비용 등으로 한국에 돌아갔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밝혔다. 2022년 12월 7일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2사단 예하 210포병여단 순환배치연대 임무교대식에서 미군 장병이 연대 깃발을 펼쳐 올리며 임무 시작을 알리고 있다./연합뉴스 “나는 논의의 출발점을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트럼프는 한국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액이 기존 보다 4배 이상 많은 50억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2020년 봄 한국이 제시한 13% 인상1억 2000만 달러안案을 ‘모욕적’이라며 거부했다.” 분담금 협상 결렬로 2020년 4월 1일부터 9000여명의 주한미군 한국인 군속에 대한 급여 지급과 병참 계약이 중단되자, 미국 정부는 자체 비용으로 이 가운데 4200명의 급여 등을 긴급 지급했다. 에스퍼 전 장관는 이렇게 회고했다. “이러한 이슈들은 트럼프를 귀찮고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다루기 끔찍하다South Koreans were ‘horrible to deal with’면서 여러차례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한국이 ‘우리를 뜯어 먹고 있다. 그들은 삼성TV를 우리에게 팔고 있다. 그래서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우리가 정작 그들의 안보를 책임져 주고 있다. 그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이 2022년 출간한 회고록 /Amazon 캡쳐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 우선순위로”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적게 내려하자 트럼프가 분노했고, 이것이 주한미군 철수론으로 번졌다는 증언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또다시 대통령이 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가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트럼프의 비위가 틀리면, 한미 동맹이 파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암시한다.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이 말한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가 주둔군 비용 협상 결렬을 주한미군 철수의 기회로 사용할지 모른다. 한미 동맹의 종식은 갑자기 비극적으로 닥쳐올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1기 시절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각각 근무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와 마크 에스퍼오른쪽/조선일보DB ◇“돈 때문에 韓美 동맹 끝장날 수도” 트럼프는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국방비를 늘려달라”는 자신의 요구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계속 시간을 끌며 거부하자, 2020년 9월 3만 4500명의 독일주둔 미군美軍 가운데 3분의 1인 1만 1900명을 철수시켰다. 이 중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했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벨기에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분산배치됐다. 트럼프는 “다른 이유는 없다. 우리는 더이상 ‘봉’[sucker]’이 되고 싶지 않다. 독일이 내야 할 돈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군 병력을 줄이는 거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왼쪽가 2017년 3월 17일현지시각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 반대쪽을 보면서 사실상 그를 외면하고 있다./조선일보DB 2018년 12월 독일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독일과 달리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2022년 기준 GDP의 2.7% 수준으로 미국의 동맹국 중 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24년 동안 올린 대미對美 무역 흑자는 2974억 달러약 401조원, 환율 1350원 기준 에 달한다. 단 한 해도 무역 적자를 내지 않았다. 더욱이 2020년 172억 달러이던 대미 무역 흑자는 2022년 282억 달러약 37조원, 2023년 444억 달러약 60조원로 급증해 2022~23년 두 해 동안에만 100조원에 육박한다. 2000년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추이. 한국은 24년 동안 매년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진영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크게 늘리는 게 동맹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세계 7번째 3050클럽1인당소득 3만달러 이상에 총인구 5000만명 넘는 나라 회원국인, 덩치 크고 잘 사는 부자富者 나라 한국이 비용 부담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국가 부채national debt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다. 미국 국가부채는 근래 100여일 마다 1조 달러씩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6월 15일 32조 달러이던 국가 부채는 1년 여만인 2024년 7월 하순 사상 처음 35조 달러약 4경 7610조원를 돌파했다. 미국이 매년 갚는 이자利子 금액은 그해 총국방비 지출액 보다 많다. 미국은 슈퍼 파워가 아니라 ‘지쳐가는 거인’이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08~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후 급증 추세로 돌아섰고 트럼프 정부 후반부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더이상 엄살이 아니다. 출처 : 미국 재무부 미국 국가부채 규모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놓고 양측의 갈등葛藤이 지속될 경우, 한미 관계는 금이 갈 수 있다.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국에 꼭 필요하다면, 한국이 지금보다 비용을 더 내야 한다. 분담금 인상이 싫다면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감내堪耐·참고 버팀하면서 독자적인 국방 역량을 강화하면 된다. ◇①미국에 한국 기여 홍보하면서 압력 낮춰야 가장 좋은 방안은 트럼프 진영과 잘 협의해 한국이 내는 방위비 분담금을 적정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한국이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되고 있음을 적극 홍보하면서 트럼프 진영의 압력 수준을 낮추는 전략을 펴야 한다. 실제로 2021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2000억 달러약 259조원 가운데, 한국의 투자 약속 규모는 555억 달러약 72조원로 세계 1위이다. 한국 기업들은 2023년 한 해 미국에 새로 생긴 일자리 28만 7299개 가운데 14%인 2만 360개를 만들었다고 미국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가 집계했다. 한국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34개국 중 1위에 오른 것이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리면 F-35 전투기, 첨단 레이더 같은 미국산 무기 수입이 줄어들 수 있음을 미국 방위산업체에 알려서 미국 정부를 측면으로 움직이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2023년도 미국내 일자리 창출 국가 순위 미국의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인 F-35 배치 후보로 꼽히는 주일미군 주요 기지 이름과 위치/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다른 방안은 우리가 파격적인 인상을 선제先制 제안하고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는 전략이다. 이 경우 2022~2026년 5년 동안 5만 3000여명의 주일미군 주둔 관련 총 비용의 75% 정도1조 550억엔·약 11조원, 매년 2조 2000억원를 부담키로 한 일본 사례가 모델이 될 수 있다. 미·일美日 양국은 노무비, 전기·가스, 시설 정비, 훈련 이전비 같은 지출 항목별 분담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일본 수준에 버금가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제안하면서, 한국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같은 원하는 안보 카드를 받아내야 한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에 무임승차無賃乘車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미국의 상대적 국력 약화와 해외 관여engagement 보다 국내 문제 해결 집중을 바라는 국내 여론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동의同意나 깊은 협의 없이 주한미군 규모를 늘리거나 줄였다. 주한미군 규모 변동 추이 따라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미국은 한국의 희망이나 의사意思와 무관하게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주둔 지역 등을 언제든 조정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 진영에선 ‘외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부담을 줄이고 해당 국가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결의決意가 확고하다. 그런만큼 대한민국의 안보는 우리가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진정한 자주국방自主國防 마인드와 미국과 보완하며 도움을 주고 받는 대등對等한 관계라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그를 상대로 ‘주고받기’ 협상과 시나리오별 대응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우리의 핵심 국가이익과 주변 이익을 구별하는 지혜도 요청된다. 같은 맥락에서 매년 수 조원의 선심성善心性 복지 예산 등을 쓰면서 방위비 분담금은 1000억원이라도 아끼는 것을 애국愛國으로 여기는 풍토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2024년 1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광주시와 대구시를 잇는 198.8km짜리 달빛철도만 해도 2029년 완공까지 단선·일반으로는 6조원, 고속·복선은 11조 3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사업은 세勢 과시와 건설사 일감 만들기 외에는 실효성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4월 17일 오후 전북 남원시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광주방향에서 열린 대구-광주 공항특별법 동시 통과 기념행사에서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정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왼쪽부터이 2038 하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와 달빛고속철도 예타면제 특별법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한국 유력 정당이 공약으로 내놓은 국민 1인당 25만원씩 민생 회복 지원금 비용13조원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0년 치가 넘는다. 반대로 2023년도 방위비 분담금1조 2896억원을 한국 총인구5171만명로 나누면 1인당 2만 4939원으로 커피평균 4000원 6잔 값 수준이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인색吝嗇한 한국 정치인·정부가 자국민에게는 돈을 펑펑 쓰는 행태를 미국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추려면 나라 재정과 예산부터 원점에서 편성·관리해야 한다. 안보는 경제·문화·복지 보다 위에 있는 최중요最重要 사안이다. 수천억원 또는 1조~2조원 방위비 분담금을 아끼다가 한반도 안보에 허점이 생기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은 막아야 한다. 이런 마당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24년 6월 미국 CBS방송에 나와 “한국과 일본이 자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부대 유지 비용의 일부를 지불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한 말은 곱씹어 볼만하다. 미국 3대 지상파 방송인 CBS의 일요일 시사진단 프로그램인 Face the Nation2024년 6월 23일 방영에 출연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CBS 캡처 “우리는 막대한 연방정부 적자를 안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있고, 국내적인 부담도 있다. 우리 동맹국들은 우리가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참여하길 원한다. 우리는 국내총생산GDP의 4%를 방위비로 지출한다. 가족끼리도 가끔은 약간 터프tough하게 해야 하듯, 가끔은 동맹들에게 터프한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2기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거칠게’ 방위비 대폭 증액 압박을 할 것임을 알리는 서곡序曲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우리가 트럼프와 해리스간의 박빙 선거 판세 관전觀戰에만 몰두할 때가 아니다. 현실화될 수 있는 트럼프 2기를 한국에 ‘재앙’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한 치밀한 분석과 대비가 절실하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그 첫 걸음이자 시금석試金石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AP연합뉴스 1947년 생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76세 때인 2023년 출간한 저서 . 한국에선 <자유무역이라는 환상> 으로 2024년 번역돼 나왔다./SNS X 캡처 자유무역이라는> Mark Esper, A Sacred Oath New York : Harper-Collins, 2022 Peter Baker amp; Susan Glasser, The Divider: Trump in the White House 2017-2021 New York : Doubleday, 2022 Robert Lighthizer, No Trade is Free New York : Broadside Books, 2023 David Maxwell, “A looming threat to the US-South Korea alliance” The Hill January 4, 2019 Robert C. O’Brien, “Full transcript of ‘Face the Nation’” CBS News June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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