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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반쪽 광복절-건국절 논란을 대하는 대통령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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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4-08-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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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프레임 씌우는 정치권 행태 국익에 도움 되지 않아"
통일부, 尹 8·15 통일 독트린에 "北도 대화협의체 검토"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의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의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더팩트>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폭염과 열대야로 온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 정치권의 때아닌 이념 정쟁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을 두고 광복회 및 야권이 집단 반발하면서다. 야권과 광복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로 규정하며 건국절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통령실 등은 광복회 설득에 나섰지만 끝내 실패하면서 광복절이 반쪽으로 진행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치권에선 또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을 놓고 여야가 출동했다. 전 국민권익위원장 출신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에 대해 "김건희는 살인자"라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전 의원의 발언을 놓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세 끌어모으기 전략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전 의원 제명안 추진에 나섰고, 민주당도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아울러 민주당은 전당대회 막바지 최고위원 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의 명팔이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둘로 쪼개져 열렸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사진은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장윤석 기자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둘로 쪼개져 열렸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사진은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장윤석 기자

◆광복회장 설득 실패한 대통령실

-결국 제79회 광복절 경축식이 둘로 쪼개져 개최됐어. 이종찬 광복회장 등을 비롯한 독립운동단체가 별도의 기념식을 열었어.

-맞아.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 주권을 되찾은 숭고한 기념일이 반쪽 행사로 치러져 참 안타까워. 사상 초유의 반쪽 광복절 경축식은 지난 6일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결과적으로 대통령실은 이 회장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어. 대통령실은 광복절 전날인 지난 14일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 회장을 상대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했거든. 참모진이 직접 이 화장을 만나 김 관장의 뉴라이트 논란과 정부의 건국절 제정 계획이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해.

-광복절 행사 이후 기류 변화가 감지됐어. 대통령실은 반쪽 행사라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반박했거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경축식이 공식 행사라는 취지야. 또한 광복회 등 여러 독립운동단체가 따로 기념식을 열었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 것도 아니라는 시각이야.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의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어. "모든 국민이 광복의 기쁨을 나눠야 할 광복절에, 친일프레임을 덧씌우고 이를 틈타 국민 분열을 꾀하는 정치권의 행태 역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

-광복절 경축식이 끝났지만, 이후에도 불붙은 이념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 들어.

이종찬 광복회장과 김진 부회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장윤석 기자
이종찬 광복회장과 김진 부회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장윤석 기자

◆갈라진 광복절…정부 기념식 안 간 야당들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가 정부 주최 광복식 기념식에 불참했잖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6당도 가지 않았다던데?

-맞아. 이들은 광복회 또는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향단연이 주최한 기념식에 참석했어. 광복회 기념식은 10시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렸는데 정부 주최 경축식과 같은 시간이었어. 항단연 기념식은 오후 2시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서 열렸지.

-민주당은 광복회 기념식을 갔고. 다른 야당들은 어디로 갔어?

-새로운미래는 당초 정부 행사가 아닌 광복회에서 주관하는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당일엔 아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어. 새로운미래 공보실은 14일 "별도 행사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던 어려운 결정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광복회와 독립유공자 단체의 의견을 존중해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내년에는 하나 된 광복절 경축식이 성대하게 개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냈어.

-조국혁신당은 광복회가 주관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어.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여기에 자리했지.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기념식 참석 전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윤석열정권 대일굴종외교 규탄 및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지.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제10대 총독인가"라고 강하게 비난했어

-진보당은 상임대표와 각 의원이 다른 일정을 소화했지. 김재연 상임대표, 전종덕 의원은 효창공원 삼의사윤봉길·이봉창·백정기 묘역을 참배하고 항단연이 주최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제79주년 진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어. 정혜경 의원은 이날 오전 이재강·임미애 민주당, 김준형·이해민 혁신당 의원과 함께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을 항의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어.

-유일하게 개혁신당이 정부 주최 행사에 갔지. 그러나 이주영, 이준석 천하람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어. 허은아 대표는 경축식 후 페이스북에 "공당대표로서 정부 행사엔 꼭 참석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경축식 맨 앞줄에 앉아 있었지만, 대통령이 작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명한 확인 앞에 암담할 따름이었다"는 소감을 남겼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8·15 통일 독트린의 후속 조치인 대화협의체를 북한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예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영무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8·15 통일 독트린의 후속 조치인 대화협의체를 북한도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예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영무 기자

◆北이 대화 협의체를 신중 검토?...통일부 장관의 어설픈 낙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북한도 대화협의체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 전망했다고?

-응. 지난 16일 김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부연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어. 김 장관은 8·15 독트린이 3개 중점 과제와 7개 후속 조치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지. 특히 후속 조치로 북한 인권 문제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공식화한다고 밝혔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인권과 외부 정보를 활용해 북한 내부의 동요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지. 그러면서도 김 장관은 대화협의체를 북한에 제의한다고 밝혔는데, 의제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테이블로 나와달라는 설명도 덧붙였어. 북한이 거부감을 드러내는 인권과 외부 정보를 꺼내 들면서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으니 들어오라는 건데, 협박이 아니고서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와.

-그런데도 김 장관은 북한이 대화협의체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맞아. 김 장관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으로 남북 대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대화협의체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일부에서는 북한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표현을 쓰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한도 우리 정부의 제안에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어.

-특히 김 장관은 대화협의체 자체가 의제에 제한이 없으니 북한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어. 하지만 탄도미사일부터 오물풍선까지 북한의 복합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 정권의 붕괴 수단으로 언급되는 외부 정보 유입을 공식화한 상황이잖아? 그런데도 북한이 대화를 고심한다고 내다보는 건 현실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와.

-심지어 여당 지도부에서도 북한이 8·15 독트린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어.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북한이 호응할 거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제일 경기를 일으키는 단어가 자유"라며 "대대적인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우려했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인데 북한 주민들을 자유로운 상황에 모이게 한다든지,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한다든지 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우려했어. 이번 8·15 독트린은 북한과의 사전 교감 없이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해. 김 장관의 전망대로 북한이 대화에 선뜻 나서주면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 <하> 편에 계속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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