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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덮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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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4-08-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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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다음은 통일절…선열들이 꿈꾸던 미완성 자주독립, 후대가 완결해야" "누구를 위한 건국절인가…일제강점 합법화, 독립투쟁 송두리째 부정" 정부와 별도 기념식 개최…"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은 15일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불거진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안타깝게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예고한 대로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 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로 개최한 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별도 기념식을 갖게 된 것에 이해와 용서를 구하면서도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면서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침해된 주권을 되찾은 날"이며 "우리 민족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일제 강점은 결코 길지않은 시간이었다"고 한 뒤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준엄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그는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을 언급한 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국절인가"라고 통박했다.

그는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고 했다.

그는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면서 "나라가 없었다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되고 만다.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일본에 대해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라는 우리의 요구가 힘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광복절은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환희에 차고 위대한 역사 기념일"이라면서 이제는 한민족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미래 목표로 매진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통일절이라 부를 수도 있을 바로 그날이 되어야 한다"며 "그것은 79년 전 선열들이 꿈꾸었던 자주독립의 미완성을 비로소 후대인 우리가 완결하는 일이며, 한민족의 평화로운 번영의 기틀을 영구히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통탄스러운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고 열강들의 파워게임도 위험하다"고 했고 "우리가 합의했던 한반도공동체 통일 방안의 내실 있는 실천도 딱 멈추어 버렸다"고 짚었다.
그는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규정한 북한을 비판하고 교류·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체제경쟁 승리를 바탕으로 평화를 위한 적극적 역량 발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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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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