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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아니다"…尹, 한동훈 반대에도 김경수 복권 나선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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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4-08-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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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지난 5월 잠시 귀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재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지난 5월 잠시 귀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재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김경수 복권’을 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지난 8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 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균열음이 나와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정부와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예정대로 재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일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특사 시기 때마다 김 전 지사의 이름은 매번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했다. 대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던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함께 사면을 받았다. 형이 5개월가량 남은 시점이었다. 다만 선거사범인 점을 고려해 피선거권이 회복되는 복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주요 여당 인사의 사면과 함께 여야 균형을 맞춰 이뤄지는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11일 오후 대전 배재대학교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자 대전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후보가 박수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1일 오후 대전 배재대학교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자 대전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후보가 박수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다만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다양하다. 민주당 일부 친명계에선 “야권 분열”“정치적 의도”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위증 교사와 선거법 위반 재판의 선고가 이르면 10월로 예정돼 있는데, 친노·친문의 적자인 김 전 지사가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올해 말 귀국할 예정이다.

반면에 한 대표는 지난 9일부터 주변 인사들에게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도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의견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두고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며 지지층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도 김 전 지사의 복권 결정을 앞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한다. 지지층 이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거나, 한 대표의 반발을 예견하며 당·정 갈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참모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숙고 끝에 세 가지 정도의 이유를 들며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의지를 굳혔다고 한다. 사면 후 복권까지 이어지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라는 점이 먼저 거론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은 2022년 사면을 받을 당시 잠정적으로 결정됐던 사안”이라며 “내부 논의 과정에서 김 전 지사가 선거 사범인 점을 고려해 총선 이후 복권을 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면 뒤 복권을 해주지 않고 정치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정치적 도리가 아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한다.

이같은 이유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반발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반대하려 했다면, 법무부 장관 당시 사면도 반대해야 했던 게 정상적”며 “그때는 법무부에서 김 전 지사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 측은 “법무부 장관 때부터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조윤선·안종범·원세훈 등 주요 여권 인사들이 광복절 특사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을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론 김 전 지사의 죄질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나, 이미 실형을 살았고 정치인으로서 5년간의 피선거권 박탈은 다소 가혹하다는 주변 인사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대통령실에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과 관련해 한 대표 측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불쾌감도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정 갈등을 부각하는 것이 한 대표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가까이 남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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