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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명품백·이재명 헬기 이송 조사 권익위 고위직, 자택서 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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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회 작성일 24-08-0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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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명품백 종결 처리, 자괴감 토로”

국민일보 자료 사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부패방지 업무를 담당했던 고위 인사 A씨가 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이송 특혜 의혹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사건을 연달아 처리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와 경찰·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동료 직원들이 자택을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안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메모 형태의 유서를 남겼다고 알려졌다.

권익위는 A씨가 부패방지국의 국장 직무대리를 수행했으며 현재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패방지국은 공직자 이해충돌, 청렴 조사, 부패 영향, 공직자 행동 강령, 채용 비리 등을 총괄하는 권익위의 핵심 부서다.


부패방지국의 총 책임자였던 A씨는 최근 김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이 전 대표 헬기 이송 특혜 의혹,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 등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사건 조사를 지휘했다. 권익위는 신고가 접수되면 60일 이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들 사건은 결과 발표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다.

권익위는 지난 6월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 건에 대해 자체 종결 처리했고, 야당은 권익위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A씨는 그즈음 지인들에게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 힘들다”는 취지로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6월 말 A씨와 통화했을 때 본인도 그렇고 권익위 직원 대부분이 종결 처리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상부가 몰아붙여서 어쩔 수 없이 종결 처리한 것에 자괴감 같은 걸 토로했었다”고 말했다. A씨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권익위가 실망을 드리는 것 같아서 송구한 마음이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유서 등의 내용을 봐야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심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A씨는 민감한 사건을 처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담당하면서 업무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부검 진행을 검토하고 그가 남긴 유서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박준상 정우진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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