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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대통령도 아니라카이"…싸늘하게 돌아선 TK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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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4-11-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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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대구 동성로 중심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솔직히 지지하는 쪽인데도, 주변에서 그러고 매스컴에서 하도 잘못한다고 하니깨네, 잘못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진한75씨가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 “뭐, 부인 김 여사 문제는 좀 그렇긴 해요. 자꾸 안 좋은 얘기만 나오고. 대통령은 특별히 못하는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야당이 계속 여사 문제를 물고 늘어지니깨네.” 그는 제 손으로 뽑았고, 여전히 지지하는 대통령이 10%대 지지율로 추락한 상황을 몹시 곤혹스러워했다.




대통령이 아내에게 단호하지 못해 문제라는 이도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원단 가게를 하는 이아무개79씨가 그랬다. “사람만 보면은 그 사람, 남자다 카이. 인물도 좋아. 근데 김건희 여사가 뭐라 카드나? 오빠 무식쟁이? 남편한테 그카믄 되나? 그거를 못 다스려 가꼬.” 그는 “박근혜는 자기 권력을 제대로 못 써서 바보, 윤석열이는 아내 처신을 ‘단도리’ 못 해서 바보”라고 했다.



12일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박했다. 평생 보수정당만 찍었다는 이도 윤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면 한숨부터 쉬었다. “대통령 칭찬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어요. 할매 할배들이 그러니, 저 같은 사람들은 대놓고 욕해요. 대통령도 아니라고.” 서문시장에서 가방 부속품을 파는 이재식52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처럼 답답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구 민심의 동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18%였다. 지난 8일 조사에서 23%로 반등했지만, 대구·경북 지지도가 68%에 이르렀던 임기 첫 여론조사 때에 견주면 여전히 ‘충격적’인 수준이다. 악화된 대구 민심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 때 “저를 얼마나 아꼈는데, 대구·경북이 얼마나 제게 실망이 크시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하루 거리에서 체감한 전반적 분위기 역시 ‘불안’과 ‘답답함’과 ‘안타까움’이었다.



지난 11일 방문한 대구 동성로 근처 한 국밥집에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진이 걸려 있다. 대구/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윤 대통령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진짜 문제’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겨레는 영 별로”라며 취재를 한사코 거절하던 시장 상인 손진호77씨는 “윤석열이가 부정부패를 했나, 김건희가 부정부패를 했나? 문제는 한동훈인데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고 했다. “한동훈이는 진보 쪽으로 가야 된다 카이. 글마가 집안싸움만 안 해도 윤석열이 지지율이 45%까지 오른다꼬 내 장담한다.” 손씨 목소리가 높아지자 옆에서 지켜보던 행인이 맞장구를 쳤다. “사장님 멋집니더. 내 생각이 딱 그라예.”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를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관계에 견주는 말도 흥미로웠다. “유승민이가 박근혜한테 대든 거이 잘못이라 카는데, 내는 그래 생각 안 해. 유승민이는 박근혜한테 바른말 했고, 탄핵할 때 저쪽 편 든 거이 잘못인 기라. 한동훈이도 대통령한테 대들 수는 있는데 선 넘으모 유승민이 되아삔다.”서문시장 원단 가게 사장 이씨



젊은층 반응은 엇갈렸다. 동성로 중심가에서 만난 영남대생 최아무개21씨는 “여자애들은 나라 꼴이 이상하다는 걸 아는데, 또래 남자애들은 자기들이 약자인 줄 모르고 ‘약자에게 퍼주는 민주당이 싫어’ 국힘을 지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그런다. 여기 어른들은 김정은이도 빨간 옷 입고 선거 나오면 뽑아 줄 거라고. 이번에 그분들도 제대로 느끼고 확 좀 바뀌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악인 신아무개30씨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봤는데, 남은 임기도 제 마음대로 할 거 같더라. 끝나고 감옥은 안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을 유흥업소 관리자라고 밝힌 ㄱ28씨는 심드렁했다. “나한테 일적으로 타격이 없으믄 대통령이 우예 하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꺼?”



지난 11일 대구 반월당역 근처 대로에 진보당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관련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걸어놓았다. 대구/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대통령 탄핵’을 입에 올리는 시민도 간혹 눈에 띄었다. 교육계에서 일한다는 진아무개58씨는 “윤 대통령 부부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국가기관과 국정을 사유화한 것”이라며 “어정쩡하게 퇴로를 열어주는 임기단축 개헌 같은 건 안 된다. 반드시 파면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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