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편 "지지자의 신뢰를 얻되, 그들을 막아 설 수도 있어야" [더 깊... > 정치기사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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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편 "지지자의 신뢰를 얻되, 그들을 막아 설 수도 있어야" [더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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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3-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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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통합이 시대적 과제… 민주당, 지지층 신뢰 얻되 ‘아닙니다’라고 말할 용기도 필요"

“광장의 분노를 정치권이 확산시키고 있다”

“조기대선 출마 준비돼 있어… 민주당 단결과 통합이 관건”

“이재명 경제 지원 정책은 환영, 하지만 상속세 개정은 ‘광클릭’”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시간’ 한가운데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소추,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 정치의 복잡성과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러한 정치적 격랑 속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더욱 깊이 있는 온라인 인터뷰를 준비했다. lt;‘더’ 깊숙한 인터뷰gt;는 정치인의 신념, 태도, 그리고 정치철학을 면밀히 탐구하는 코너다. 질문과 재질문을 거듭하며 그들의 속내를 끌어내고, 이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박용진 편 amp;quot;지지자의 신뢰를 얻되, 그들을 막아 설 수도 있어야amp;quot; [더 깊숙한 인터뷰]
“지지층과의 불화도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국회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을 되돌아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민주당 내 ‘희소성’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박 전 의원은 이 두 요소 간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협로狹路’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지지와 신뢰를 얻되 ‘아닙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고자 하는 거예요”라고 자신이 선택한 좁은 길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자기 생각을 강하게 밀고 나가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도 보여줬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정책들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히며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면모도 여전했다. 최재해 감사위원장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고 정치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던 지난 13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박 전 의원의 사무실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자세, 국민 통합과 정국현안에 대한 진단 등에 관해 진솔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정치는 광장의 분노를 확성기 삼아선 안 된다"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만약에 영화 시나리오를 이렇게 써서 가져갔으면 제작사에서 반려하지 않았겠어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반복돼요. 대통령이 갑자기 계엄을 해버려. 그리고 그 계엄을 계몽을 위해서 했다고 주장을 해. 그러더니 갑자기 구속이 취소돼서 석방이 돼. 구치소 앞에서 카퍼레이드 분위기로 올림픽 3관왕 달성한 사람처럼 개선장군처럼 그러고 다녀. 국민이 보실 때는 상식이 무너졌다고 봐요. 내가 알고 있던, 나를 둘러싸고 있던 세상의 모든 상식이 마치 건물이 무너지듯이 와르르 무너져 버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사회, 정의 이런 것들도 붕괴해 버리는 상당히 불안한 느낌이 들고 계실 거예요. 그럼 이제 정치가 할 일이 뭐냐. 국민한테 안심을 드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정치인들이 광장의 분노와 불안을 확성기를 대고 퍼 나르잖아요. 그걸 확증시켜주고요. ‘저쪽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그럽니다’라고 주장하면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얘기해야 할 정치인들이 확성기를 들고 다니면서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누군가가 부정선거라고 의심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부정선거라고 하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이 그냥 평범한 이웃이나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면 정당의 주요 당직자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하면 ‘거봐 국회의원도 저렇게 얘기하잖아, 저 당에 관계자도 저렇게 얘기하는 거야’ 이래요.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에서 300명밖에 없는 선출직 공직자고 헌법 기관이에요. 그 국회의원들이 광장의 분노를 퍼 나르고 광장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일을 하는 거 정말 무책임하죠. 태도가 글러 먹었어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와 현 국면이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때도 광장에서 박근혜를 지켜야 한다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요. 그때 이런 정치적 가파름으로 가지 않았던 이유는 정치인들이 기본적으로 염치가 있었거든. 그러면서 자괴감도 있고. 이렇게 돼서야 되겠냐라고 하는 각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국면에서 그 대통령 선거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 상황을 넘어서 언제 우리가 탄핵이 있었지 하면서 쭉 갔었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아예 이 과정이 그야말로 내전이라고 불러도 아무렇지도 않을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죠. 위험한 상황으로 가는데 정치인들이 급가속 액셀을 막 밟아대고 있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지지층에 일정한 신뢰를 얻어야 ‘아닌 것 같다’라고 얘기할 때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이 갖춰야 할 태도에 관해 설명했다. 최상수 기자
◆"정치의 책임, 그리고 시소게임의 법칙"

―민주당도 현재 상황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제1야당인데 당연히 책임이 있죠.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 하나는 정치인이 가져야 될 용기라는 걸 제가 세 가지를 뽑아요. 첫 번째가 자기 지지층이 원하는데도 불구하고 ‘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용기, 두 번째가 아무리 미운 상대더라도 만나서 악수할 수 있는 용기. 세 번째가 자기 권한이어도 절제할 줄 아는 용기인데 대통령은 자기 권한이라고 막 밀어붙이고 거부권도 남발하고. 국회가 표결에 의해서 갔으면 그것에 대해서 시행을 하면서 문제점을 바로잡거나 이렇게 해야 되거든요. 그게 아니라 국회에서 다수당이 주도한 거는 다 거부권을 행사해 버렸잖아요. 탄핵 몇 번 했냐 이거 세는 것도 있지만 거부권 몇 번 했냐 서로 세면 그거 똑같은 일이 되는 거예요.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자기 권한이라고 탄핵을 진행하고. 얼마 전에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기각이 나오고, 지금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도 기각됐어요. 이게 민주당에 부담으로 남아요. 또 하나는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 망각하고 있어요. 국민이 현명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데 정치인은 시소게임이에요. 내가 힘이 세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 그렇다고 내가 ‘이 자식’ 하면서 딱 눌러 그러면 어떻게 돼요? 상대만 딱 떠서 환호를 해요. 재밌잖아요 그 사람은. 나만 바닥이고 땅바닥이에요. 시소게임이라고 하는 건 내가 양보해서 발을 탁 쳐줘야 상대는 내려가고 내가 올라가는 거고 상대가 올라갔다가 또 내려가야 올라가고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지는 게 지는 게 아닌 거예요. 그걸 하라고 국민이 정치하라고 국회의원들을 뽑아놨더니만 시소에서 내려와서 막 타잔 놀이하고 소리 지르고 다니고 그러고 있는 거잖아요.”

―그럼 정치인 박용진은 어떤 시소게임을 하나요?

“지금 박용진이 되게 재미있는 사람이거든요. 왜? 나는 지금도 당신의 정치적 입장이 뭐야? 난 진보예요. 노동자들 지원하다가 감옥도 세 번이나 갔다 온 또 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이고 가두에서 연설하는 것 엄청 좋아하고 그래서 알아요. 그리고 격렬한 선동 이런 것들도 할 줄 알아요.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박용진은 그렇게 안 했어요. 왜냐하면 나는 시소에 올라간 사람이고 균형을 잡아야 되는 사람이고. 광장에서의 구호는 8글자로 끝나요. ‘윤석열을 탄핵하라’ 이렇게 끝나요. 그러나 탄핵하기 위해서 절차와 과정을 어떻게 가져가야 되고 헌법과 법률이 명령한 절차에 따라 디테일하게 그 일을 만들어내야 되는 거거든요. 광장은 구호를 외치고 분노만 보여주면 되잖아요. 그 여덟 글자를 실현하는 데 8개월이 걸릴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걸 하라고 뽑아놓은 거 아닙니까. 같이 나가서 덩달아 여덟 글자에 발맞춰 가지고 그렇게 하고 다니면 안 된다고요. 무책임한 거고. 자격 없는 사람들이라고는 안 봐요. 특히 국민의힘 사람들이 진짜 심각한 태도를 보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제 그냥 시민의 한 명이잖아요. 국회의원이 아니고. 그러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내가 ‘현타’가 딱 왔어요. 진짜로. 현타라기보다는 현명한 판단을 한 거지.”

◆"2024년 12월 3일 밤, 민주주의를 지킨 순간"

―어떤 판단을 하신겁니까.

“12월 3일 날 밤에 박용진이 어디 있었냐? 국회 정문 앞에 있었어요. 내가 오후 11시 몇 분에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미쳤습니다’로 시작하는 박용진의 입장문을 썼어요. 그날 두 가지 일을 처음 했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처음 무슨 입장을 밝힌 거예요. 국회의원 관두고 나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그리고 잘린 직장 정문 앞으로 가는 그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국회 안 가요. 집에 있다가 그걸계엄선포 보고 어떻게 해야 되지 집안을 정리해야 되나 잡으러 오나 그런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러다가 국회 앞에 가야겠다. 국회가 전쟁터겠구나. 그래서 아내에게 ‘나 국회 앞으로 갈게. 그쪽으로 계엄군들이 몰려오겠지 집에 있다가 잡혀가나 탱크 앞에서 있다가 잡혀가나 매한가지니 갈게, 애들 잘 봐’ 이러고 나간 거예요. 국회로 바로 갔는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안 왔어요. 탱크도 아직 안 왔다 하고. 근데 딱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진짜 우왕좌왕하고 있더라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내가 할 일은 시민의 한 명으로 집회를 시작해야겠구나. 집회 시작했어요. 사람들 모아서 30년 전 실력을 발휘한 거죠. 선동하고 구호 외치고 생목으로 마이크도 없이 한 200명쯤 모아놓고. 그중에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가자 국회 지켜야 된다‘고 그래서 ‘아니 우린 여길 지켜야 되고 우리는 여기가 2024년 국회 정문이 1980년 5월 광주 도청이다. 여기 지키는 게 맞다.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할 거다 저 안에서. 믿자 우리는 밖에 있자’그랬어요. 근데 진짜 그거 한 3시간을 진행 하면서 그래 나는 이렇게 하는 거지 여기서 디테일하게 못하니까 구호 외치고 노래 같이하고 사람들 나와서 용기 있게 발언해 달라고 얘기하고 그걸 진행하고. 그래도 얼굴 팔려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신뢰를 했겠지 사람들이. 국회에서는 절차와 과정을 밟아서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거고. 그에 대해 아무도 시비 안 걸잖아요. 그걸 다 확인한 거거든요. 그래서 계엄을 주도했던 사람들도 다 포기해 버린 거잖아요 그날 밤에. 민주주의는 그런 거고 정치권은 그런 거예요. 지금 국회의원들이 광장의 분노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을 하는 거 나는 동의할 수 없어요.”

―삭발·도보 행진·단식 농성. 투쟁 방식이 어딘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탄핵이 헌재에 넘어가 있는 지금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국회의원이 이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 일반 시민들이 하는 그런 표현들. 행진·구호·삭발 이런 걸 하는 거거든요. 절박감의 표현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리고 답답함의 표현이죠. 근데 그것이 국민의 안심과 용기를 더 드리는 행동이기를 저는 바라요. 그러나 그 결과는 그 영향은 본인들이 잘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심우정 검찰총장·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익이 있으면 하는 겁니다. 제가 당 지도부한테 조언한다면 광장의 분노를 대신 해 줄 거냐. 그게 실익이라고 생각하면 하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그냥 광장의 분노를 대신하겠다고 하면 그걸 선택하는 거예요. 조기 대선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안 하는 게 맞다. 그러나 광장의 분노를 대신하는 것도 우리한테 실익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그렇게 선택하라. 그건 선택의 문제다. 그런 분노를 받아서 탄핵했던 거 아니에요. 기각이 나온 상태에서 계속 또 탄핵. 30번째, 31번째 탄핵을 밀고 나가는 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라는 거죠.”

◆"지지층과의 신뢰 형성 중요… 하지만 ‘맹목적 추종’은 경계해야"

―탄핵 심판 이후 갈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상황을 맞이하게 될 텐데요.

“정치인들이 용기를 내야 된다니까요. 지지층에서 하는 얘기를 증폭시키지 말아야 된다고요. 그러려면 지지층에게 신뢰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제가 요즘 민주당 지지층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요. 그동안 계속 갈등 국면이었잖아요 나하고.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수박’이라고 공격하고 나는 왜 내 진심을 제대로 몰라줄까 이러면서 저 사람들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또 비판적으로 얘기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양진영의 극단적인 유튜버들과 선동가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배제하고 나머지 그 사람들의 말 때문에 현혹되어 있는 분들, 지지층들에게는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내가 우리 지지층, 민주당 지지층과의 갈등 관계에 있으면서 그 얘기를 하는 건 그 사람들에 설득력이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지지층과의 불화도 내 책임이라고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들과의 공감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을 많이 해요. 요즘 특히나 내 소신대로 내 생각대로 이야기를 하는 걸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과 태도 시점 이런 것들을 좀 달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지층에게 일정한 신뢰와 공감대 형성이 되어야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얘기할 때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지금 대부분 양쪽의 정치인들이 그냥 추종만 해요. 아까도 협로라고 표현했잖아요. 되게 좁은 길을 뚫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되 ‘아닙니다’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고자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갈등 국면에 ‘그렇게 하시는 건 아닙니다’라고 막아설 수는 없겠더라고요. 막아설 자격이 없게 돼요.”

―정치인 박용진의 색깔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있겠습니다.

“어렵죠. 자기중심이 있으면 골짜기에 갇히든지 산에서 길을 잃든지 길을 찾겠지요. 북두칠성 바라보고 가면 되고 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어디가 남쪽이고 이 방향 알 수 있으니까요. 난 그렇다고 지지층의 얘기에 이렇게 끌려갈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동안 그렇게 안 했기 때문에 박용진이 박용진이어야 가치가 있고 존재 이유가 있는 거죠. 자기 혼자 강의할 거면 이런 고민 안 해도 되죠. 그냥 내 생각만 얘기하면 되는데. 그게 아니라 나라의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려고 마음먹고 세상을 1cm라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정치철학인 사람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볼까. 내가 그자들을 말리거나 설득할 자격과 힘이 있나. 근데 그것도 없어. 그러면서 그냥 막 혼자 떠들어, 그게 무슨 실제 상황을 변화시켜 나갈 힘이 있겠어요?”

―박용진을 지지하는 세력, 박용진계를 키워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만들어야죠. 만들고 더 키워 나가야죠. 기대하는 국민이 있고 지지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분들에게도 똑같이 얘기할 거예요. 그리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가장 멋있었던 때는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대통령을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했었을 때예요. 팬덤이 무조건 정치인의 모든 걸 다 지지하겠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토트넘의 팬덤이 감독한테도 야유하잖아요. 그렇다고 상대 팀을 응원하지는 않아요. 감독한테 야유도 하고 잘못하는 선수한테 똑바로 하라고 해요. 그런데 안에다가 물병 집어 던지는 순간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팬들도 난동자는 아예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해요. 그러니 나는 그런 룰을 잘 지켜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어떤 결론이 나도 헌재 판단에 승복하겠다고 하는 게, 그 선언을 하는 게 되게 중요해요. 양쪽이 다. 그래서 광장 나가서 말이 안 되는 얘기하는 국회의원이 있으면 안 돼요. 그다음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지. 국민은 반은 분노하고 황당해하고 반은 환호할 때 어떻게 이걸 통합해 나갈지를 양쪽의 지도자들이 생각해야 될 거예요.”

◆“조기대선, 민주당 경선 참여 고민 중… 당의 단결과 통합이 중요”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국면에서 무슨 고민하시나요?

“핵심은 경선에 참여할 건지 말 건지인 것 같아요. 어제12일 그 자리. 그리고 이재명 대표와 단독 회담하는 그 과정. 그러니까 국민이나 당원들이 볼 때 박용진이 민주당 안에서 독특한 존재고 내 입으로 얘기하기는 뭐하지만 그 자리가 딱 보여준 게 그거잖아요. 박용진, 김경수, 이재명, 김부겸, 이광재, 임종석 이렇게 앉았어요. 문재인정부의 총리·청와대 비서실장, 핵심 친문 인사이자 경기도지사와 친노 핵심이었던 강원도지사가 앉아 있는데 내가 같이 앉아 있었던 거예요. 진보 정당으로부터 와서 민주당 안에서 국회의원을 했었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하나의 세력이라기보다는 한 명 정치인의 어떤 이미지. 지금 당 지도부가 볼 때도 박용진이 거기 있는 게 필요했고, 이재명이 볼 때도. 만나는 과정에서 그 이유를 내가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당의 단결과 통합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는 거니까. 거기에 역할이 있다고 그러면 경선을 난 하는 거고. 내가 할 말이 있다고 하면 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후보로 누가 뽑히면 묵묵히 그 사람 도와주고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거. 나는 탄핵이 기각될 일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내란 추종 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오로지 민주당이 게임의 룰에서 이겨야 되는 거니까요. 그 과정에서 갈등도 풀어야 되겠지만 국민적 갈등을 풀고 통합으로 가는 길이어야 되겠지만 어쨌든 이겨야 된다고 보거든요. 거기에 복무해야죠. 실리적으로 고민을 해보면 너무 짧은 기간에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경선에 참여해서 통합하라고 해봐야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끝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서 되게 회의적인 상황이에요.

또 하나는 역동성이 필요한 경선이라고 봐요. 안 그러면 이기기도 어렵다고 봐요. 진짜 추대식으로 간다, 그것도 힘들 것 같아요. 내가 역동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할 말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되나 그거 가능할까. 그럼 다른 사람들은 막 캠프 만들어서 준비하고 그러는데 왜 안 하냐고 물어요. 그거 다 처음 하시는 분들이라 그래요. 나하고 이 대표만 지난 대통령 선거 경선해봤던 사람이에요. 준비가 다 됐어. 이제 와서 민주당 국부펀드 얘기하잖아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그때 대통령 선거 경선 때 국부펀드 얘기 했고 모병제 남녀평등 복무제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 이런 것들을 다 공약으로 만들어서 다 준비하고 경제 문제 외교 안보 문제 국내 갈등 문제 다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미 전국 조직은 가지고 있고. 그 사람들하고 계속 의논하고 같이 고민하고. 경선한다고 그러면 준비가 끝난 사람 중의 한 명. 최종적으로 갈 때 그걸 위해서 막 지금부터 뭘 할 필요도 없고요.”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세상을 1cm라도 바꾸는 것"

―당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박용진이 대선 출마를 꿈꾸시는지 궁금합니다.

“세상을 단 1㎝라도 바꿔내는 그 변화를 끌어내는 게 그 정치인이 해야 될 일이고 대통령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권한과 의무를 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대통령을 해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그거를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 외에는 답이 없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졌죠. 이재명 원톱 민주당으로 된 거죠. 그게 조기 대선과 이런 것에 좋으냐에 대한 판단이 있는 거죠. 만약 조기 대선이 벌어지고 양당이 경선한다고 그러면 저쪽은 어쨌든 역동성과 변동성이 생겨서 컨벤션 효과 이런 게 있을 수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어떠냐. 오히려 경선이 아니라 추대식으로 끝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재명 원톱이라고 하는 상황에 어떤 분들은 당에 분란이 없으니까 좋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침묵과 고요가 당의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한 이재명 대표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이 박용진 의원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우리 당에 독특한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삼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청산을 외치던 정치 개혁의 사람이 평화적 정권 교체라고 하는 더 큰 대의를 위해서 김대중 대통령하고 손을 잡은 거잖아요. 지금 박용진도 더 큰 대의가 정권 교체다. 계엄령을 함부로 발동하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과 그걸 추종하는 내란 추종 세력들한테 다시 정권 연장해주면 안 된다. 그러면서도 국민통합이라고 하는 가치를 또 잃지 않아야 되니까. 내란 추종 세력은 문제이지만 그들의 지지층도 국민이거든요. 그분들도 설득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진영에 몸담고 있지만 진영을 뛰어넘어서 통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민주당이 더 민주적이어야 하고 다양성이 있어야 되고 포용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서 이 대표를 비판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정권 교체를 해야된다고 하는 그 일에는 더 큰 대의에는 힘을 보태려고 하는 사람. 그런 약간 독특한 존재일 수 있다고 봐요. 대의명분에 복무하고 국민 바라보고 정치하고.”

◆"차기 대선, 여당서 중도 확장 가능한 후보 나오면 민주당도 위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는 누가 될 것 같나요?

“앞으로 이 대표의 대선 때까지 위기라고 하면 첫 번째로는 공직선거법 위반 2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핵심이고. 두 번째로는 저쪽 후보가 누가 결정되느냐인데 중도적이고 확장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면 대선에서도 좀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우리 쪽은 사실은 경선의 의미를 사람들이 잘 부여를 못 합니다. 내가 경선에 들어가는 게 필요한가 나는 그 경선을 필요로 하는가. 그 답을 해야죠. 인지도 높이려고 나가는 건 아닌 거 같은데.”

―현안으로 돌아와 상속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상속세는 매우 불합리한 결정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감세할 수도 있고 증세를 할 수도 있다고 봐요. 나는 진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감세냐 증세냐를 가지고 진보냐 보수냐로 나누는 아주 고리타분하고 후진 방식으로 나눠서는 안 된다고 봐요. 경제 성장을 위해서 혹은 기업 지원을 위해서 혹은 내수 진작을 위해서 감세든 증세든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원래 상속세 도입 여부는 부의 대물림과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들이 되게 강했거든요. 갑자기 이렇게 줄여주면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느냐는 거예요. 내수가 진작됩니까? 부모 혹은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해서 부의 대물림은 생기는데, 갑자기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채로 부모의 재산이 왔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세금을 내고도 자기 재산으로 남는 거잖아요. 근데 거기서 그걸 깎아줍니다. 그렇게 한다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그 갑자기 소비를 늘립니까?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내수 진작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부의 대물림으로 인한 사회 양극화의 완화, 사회 정의의 효과가 있는 것은 상실하고.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일인 거죠. 그걸 경쟁적으로 양쪽에서 도입하겠다고 하는 것이고. 그리고 세수는 2조가 준다면서요. 여기저기에 쓸 돈은 더 늘리자고 그러면서 세수는 줄이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어떻게 여야가 합의할 수가 있고 정부가 그걸 내놓을 수가 있지. 줄어드는 세수만큼 빚내서 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 빚은 누가 갚아요? 미래 세대한테 부담 주는 방식으로 가는 겁니다.”

―민주당의 ‘우클릭’이 우려된다는 지적으로 들립니다.

“우클릭 정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흔들고 미래 세대에게 부담이 되는 일들을 당장의 표 때문에 저렇게 하겠다는 건데 동의할 수 없어요. 우리가 적어도 향후 10년 20년 정도는 내다보고 정치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당에서 발표한 적은 없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 문제 때문에 지난번 대선에 표에서 손해 봤다 이런 거 아닙니까? 민주당이 말하는 진보가 마용성이 허락하면 되는 진보입니까? 민주당은 ‘마용성 진보’를 추진합니까? 나는 그게 이해가 안 돼요. 이재명 대표의 경제 지원 정책은 환영이지만 상속세 관련해서는 단호히 반대합니다. 경제 지원 정책은 우클릭이 아니에요. 김대중 대통령때, 노무현 대통령때, 문재인 대통령때 다 경제성장과 기업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걸 안 하는 정치 세력은 바봅니다. 좌파정부, 독일의 사민당 스웨덴 사민당조차도 경제 성장과 기업 지원은 핵심 정책 중에 하나예요. 어느 정치 세력이 어느 집권 세력이 그걸 포기합니까. 근데 그걸 우클릭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봅니다. 우클릭 아닙니다. 잘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해야 됩니다. 그런데 일관성은 떨어져요. 상속세는 우클릭이 아니라 그 뭐라고 그래야 돼요 광클릭이라고 해야 되나. 미래 세대에게 부담 주는. 미래 세대에게 부담 가는 몰지각한 클릭이라고 할까요? 아니 그렇잖아요. 그 2조만큼 미래 세대가 책임지고 할 거 아닙니까. 어디서 세금을 더 걷죠? 다 깎아준다고 그러는 건데 지금.”

―상법 개정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자본시장과 회사 운영과 관련된 것이 되게 불투명해요.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기도 해요. 대한민국의 주식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배당 성향이 너무 나빠서도 있어요. 배당 성향이 나쁜 이유 중의 하나가 대주주들과 회사 오너들의 일가들의 이익에 복무하면서 생겨나는 일이기도 해요. 삼성전자가 작년부터 힘들었는데 실적도 나쁘지만 그 전부터 회사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해외 투자 기관들에 의해서 보고서로도 제출되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리고 장기 투자를 안 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작년부터 막 빠져나가기 시작한 겁니다. 상법 개정,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투자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런 노력들,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들 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기대선이 이뤄져 차기 정부가 출범한다면 시대적인 과제는?

“국민통합이죠. 나라가 두 쪽 나는데 그걸 어떻게 묶어세울 거냐가 핵심인 거 아니에요. 어느 공동체나 어느 사회나 갈등은 늘 있어요. 그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는지를 놓고 헌법이 절차를 만들고 법률이 절차를 만들고 그거를 만드는데 각각의 생각에 맞는 대표들을 뽑아서 구성한 게 의회예요. 의회에서 그걸 하라고 그랬는데 의회에 와 있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내가 그걸 지적하고 있는 거예요. 유치원 3법을 할 때도 갈등이 없었겠어요? 지금도 박용진 그러면 망해야 된다고 뭐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러나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하고도 대화했어요. 국회의원이니까. 국회에서 그걸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하고도 계속 협상하고 조율했어요. 나중에 통과된 ‘유치원 3법’은 사실 누더기 법이에요. 이거 빼고 저것 빼고 다 뺐어요. 다만 양보 못 할 건 회계 투명성이었어요. 그걸 하기 위해서 엄청난 용기와 끈기가 필요했는데 협상 계속했죠. ‘유치원을 개혁하라’ 여덟 글자. 1년 4개월 걸렸어요. 통과시키는 데 진을 다 뺐어요. 진짜 그게 핵심이에요. 대화와 협상을 하라고 뽑아놓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이에요.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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