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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주재 북 외교관, 지난해 11월 한-쿠바 수교 직전 한국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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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8회 작성일 24-07-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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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5일 윤병세 당시 외교장관이 쿠바 외교장관과 사상 첫 한-쿠바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 외교부 제공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하던 북한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해 한국에 정착한 사실이 16일 뒤늦게 확인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리일규 전 쿠바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지난해 11월 초쯤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주쿠바 북한대사관 소속 정무 참사 망명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리일규 전 참사는 주쿠바 북한대사관에 두 차례 근무했으며, 북한 외무성에서 중남미 담당 부국장을 지낸 ‘남미통’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의 한국 정착 사실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2019년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리 전 참사의 망명 동기나 한국행 과정은 구체적 사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 신상에 관해서는 신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확인해주지 않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주목할 대목은 리 전 참사가 망명을 결심하고 한국으로 온 때가 한국과 쿠바 정부가 지난 2월14일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 합의 사실을 발표하기에 앞서 공개·비공개 외교가 절정을 향하던 시점과 겹친다는 사실이다. 한국과 쿠바는 2023년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에 ‘비공개 외교장관 회담’을 했고, 그에 앞서 한국 정부는 주멕시코대사를 쿠바와 수교 교섭 창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23년 6월엔 쿠바 폭우 피해와 관련해 30만 달러의 인도 지원을 발표했다. 주영국 북한 공사로 일하다가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일규 참사가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마지막으로 수행한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한국과 쿠바 사이의 수교 저지 활동이었다”고 적었다. 이에 비춰 리 전 참사의 망명과 한국행은, 한국-쿠바 수교 저지 실패에 따른 외교적 파장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선택으로 보인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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