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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탄핵 검사 "사실 아닌 대변 루머가 사유…누가 수사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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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4-07-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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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3일 “평검사로서 주어진 보직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일까지 당해야 한다면, 앞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검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나 민주당 관련 수사를 했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뒤, 그 대상에 오른 현직 검사가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지난 2일 박상용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서 탄핵 소추의 첫번째 사유로 ‘대변 사건’을 적시했다. 소추안에는 박 검사가 ‘울산지검 검사로서의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2019년 1월 8일 저녁 울산지검 청사 내 간부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울산지검 청사 민원인 대기실 바닥에 설사 형태의 대변을 싸고, 남성 화장실 세면대 및 벽면에도 대변을 바르는 등의 행위를 통해 공용물을 손상했다”고 적혔다.

탄핵 소추안에 나온 2019년 1월 8월 오후 울산지검에선 검사와 수사관, 실무관 등 울산지검 모든 직원이 참석하는 공식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 검사는 당시 공식 행사에만 참석한 뒤 청사를 떠나 다른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곧바로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건 검찰 출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9년 1월 8일 오후 6시 울산지검에선 ‘술익는 작은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검사장,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 30여 명이 모여 청사 1층 간부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며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 소문이 계속 퍼지자 소문의 당사자로 지목된 검사는 소셜미디어에 ‘저 아니에요. 제발 좀’이라는 글을 올렸다”며 사실상 박 검사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지목했다.

박 검사가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회식 장소는 울산지검 내 구내식당으로, 송인택 당시 울산지검장이 주재했으며 참석자 상당수가 일반 직원이었다.

대변 사건이 불거진 2019년 1월 울산지검 회식 사진. 구내식당에서 열렸고 송인택 당시 검사장맨 왼쪽주재 하에 검찰청 직원, 검사들이 참석했다. /박상용 검사 제공

대변 사건이 불거진 2019년 1월 울산지검 회식 사진. 구내식당에서 열렸고 송인택 당시 검사장맨 왼쪽주재 하에 검찰청 직원, 검사들이 참석했다. /박상용 검사 제공

이후 서영교 의원이 지난 17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검사의 실명을 밝혔고,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과 최강욱 전 의원은 유튜브 ‘강성범 TV에’ 출연해 박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고 사진을 게시했다. 이들은 ‘X쳐바르고 다니게 안 생겼잖아’최강욱 등의 비하발언을 했고, 이미 예정된 박 검사의 영국 유학을 두고도 ‘네가 X칠한 거 알면 너 큰일 나니까 외국에 나가 있어 이래서 나랏돈으로 외국에 보낸 거야’등의 발언을 했다.

박 검사는 “명백한 명예훼손성 발언”이라며 “이들이 발언을 수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성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6월~2019년 7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2019년 7월~2020년 1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검찰 내 인사, 감찰, 수사 등을 총괄하는 요직을 지냈다. 박 검사는 2017년 2월~2019년 2월 울산지검 평검사로 근무한 뒤 수원지검 평검사로 일하다가, 2020년 2월~2021년 1월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본지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 “이 의원은 당시 반부패부장, 검찰국장으로서 모든 자료를 보고받았기 때문에 제가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저는 지난 5년 동안 사실 확인에 대한 문의 전화 한번 받아본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당시 울산지검 공식 행사에 참석했던 검사나 직원 한 명에게만 물어봤어도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검사는 작년 12월부터 연수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있는 상황이라 이날 본지의 연락에 뒤늦게 답변을 했다.

박 검사는 “온라인 상에서 ‘X검사’로 조롱받고 있는데 급기야 탄핵 사유에까지 추가됐다. 온라인 상에는 심지어 저희 가족들 사진까지 올라가 있다”며 “도대체 어느 문명국에서 유언비어에 기초해 탄핵을 당하나”라고 했다.

또 박 검사는 자신이 수사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저는 소위 말하는 ‘특수통’ 검사도 아니고 특수 사건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사 초기 당시 저는 감찰 담당 검사였는데, 수원지검 내부의 수사 기밀 유출 사건이 터져서 직원들을 감찰하다가 이화영 전 부지사 관련 혐의가 발견돼 이 수사를 맡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중독이다. 이 모든 행태는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폭거이자, 이재명 전 대표의 대권 야욕을 위한 책동”이라며 민주당에 탄핵 소추안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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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230@chosun.com 양은경 기자 k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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