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기각 땐 단식 김상욱…"옳음 추구한 대가 치르겠다" > 정치기사 | politics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촉구 발언 뒤
동료 의원들 "징계해야" 압박에도
"오늘 하루만 살겠다" 소신 안 굽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에 나선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에서 분출된 본인 징계 요구에 대해 "옳음을 추구한 데 따른 값을 치러야 한다면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파면이 마땅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김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무리 속에서 철저하게 혼자임을 느낀다. 배타를 당한다는 게 좀 힘들다"고 현재 심정을 먼저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윤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멈추는 것"이라며 "탄핵 기각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또 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서도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만에 하나 기각된다면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다음 날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참여 중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친親윤석열계 강민국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민주노총의 의견과 같이하는 발언에 대해 분명한 뜻을 말해 달라"며 김 의원을 대놓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에 김 의원 징계를 요구하는 의원들까지 있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공세에 "말 한마디 하기가 너무 버겁고 힘들다"면서도 "옳은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늘 하루만 살겠다"고도 했다. 본인 바람대로 윤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고난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탄핵안이 인용되면 동료들이나 우리 당 강성 지지층들의 화풀이 대상이 필요하고, 그 대상은 내가 될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날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안을 모두 기각한 것과 관련, 김 의원은 "헌정질서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감사원장과 검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시도는 무리했고, 정치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헌재가 판단해 줬다"고 말했다. 반면에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선 "온 국민이 TV로 불법 계엄을 봤는데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나"라고 반문한 뒤 "헌법재판관들이 8 대 0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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