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 이건 아닌데"…민주 빅마우스에 남모를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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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에 참가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도착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장외 집회 등 강경 투쟁에 나서자, 당내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경 투쟁의 실익에 관해 회의적인 이들이지만 빅마우스여론주도자들과 강성 지지자들의 눈치에 의견 표명을 숨긴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고 일말의 탄핵 기각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잘 안다"면서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8대 0 만장일치 파면 결정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국회를 비우고 장외로 뛰쳐나가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의원도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싸워야 힘이 생긴다"며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불러 물으니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이 필요하다는 중요 워딩이 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하는 것이 정석이지 장외로 나간다고 뭐가 달라지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의견을 의원총회 등에서 개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당내 강경파들이 강성 지지자들을 등에 업고 더 센 투쟁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이같은 의견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지난 7일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고, 8일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낮과 밤 하루 두 차례 비상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자정을 넘어서까지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며 투쟁 수위를 끌어 올렸다.
경복궁 인근에는 천막을 설치했고, 12일과 13일 이틀 연속으로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벌이며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했다. 이날은 안전상의 이유로 이재명 당 대표가 불참한 채 처음으로 광화문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일부 의원들은 삭발과 단식으로 강경 투쟁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같은 투쟁에 회의감이 짙다. 예를 들면 하루 두 번의 의총이 열렸지만, 빈손으로 끝나는 횟수가 늘자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민주당이 오히려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위원을 비롯한 대다수가 탄핵의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만장일치 탄핵을 전망하면서 무엇이 걱정돼 더 강경하게 투쟁하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향해 헌재를 압박하지 말라면서 연일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는 것도 비슷한 논리로 우려를 표한다.
한 당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장외 투쟁 등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헌재의 줄탄핵 기각이 염려되지만 헌재가 명확하게 국회의 탄핵소추가 남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민주당스럽게, 냉정하고 날카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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