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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칼자루 쥔 野…검찰 500억 깎고, 법원 240억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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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1-1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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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서 의결한 예산안 살펴보니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해 감사원장./이덕훈 기자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재해 감사원장./이덕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내년도 법무부와 검찰 예산을 정부안 대비 500억원 가까이 삭감했지만, 대법원 예산은 240억원 넘게 증액했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검찰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법원 예산 증액에는 흔쾌히 동의하자 법조계에선 여러 해석이 나왔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8일 전체 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 법무부 소관 예산·기금은 487억3950만원 순감하고, 대법원 소관 예산은 241억3100만원 순증하는 내용의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 운용 계획안을 의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해서 법사위에서 의결한 예산안이 최종 확정안은 아니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야당이 상임위 단계에서 밀어붙이는 만큼 검찰 예산 삭감과 법원 예산 증액 흐름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법사위 예산 심사에서 정부가 편성한 법무부·검찰 예산은 칼질에 가까운 삭감이 이뤄졌다. 법사위는 검찰 특수 활동비특활비 80억900만원과 특정 업무 경비특경비 506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수집이나 사건 수사 등에 쓰는 경비고, 특경비는 수사·감사 등 특정 업무에 쓰는 경비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내역이 입증되지 않으면 삭감하겠다고 했다”고 했지만, 검찰은 특활비 자체가 기밀 유지가 필요한 범죄 정보·수사 활동에 쓰이는 만큼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검찰 특경비만 삭감한 데 대해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마약 범죄, 산업재해 등 민생 침해 범죄 수사 업무 전반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비용”이라고 했다. 법사위는 같은 날 딥페이크 범죄에 신분 비공개 수사 및 위장 수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가 열리는 오는 18일 전까지 일부 검찰청의 최근 특정 업무 경비 사용 내역을 제출하는 방안을 법사위와 협의 중이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반면 사법부 예산은 국선 변호사 관련 사업217억원을 포함해 246억원 늘었다. 감액된 사업은 2개3억8800만원뿐이었다. 여야가 법사위에서 합의 처리한 것들이다. 대법원의 인건비를 올해보다 200억원가량 증액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야당은 반대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재판 지연 해소와 환경 개선 필요성에 여야가 모두 공감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법조계 관계자는 “야당이 흔쾌히 법원 예산 증액에 동의해 줬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5일에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5일에는 위증 교사 사건의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재판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이 밖에 민주당은 동해 석유 탐사를 위한 ‘대왕고래 프로젝트’나 정부가 비상시를 대비해 쓰는 ‘예비비’도 삭감하겠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전 예산 등도 소관 상임위 심사에서 삭감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순방 관련 예산 등도 삭감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의 손과 발을 묶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신 ‘이재명표 예산’은 적극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의 대표 브랜드인 지역 화폐 관련 예산이 대표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민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적어도 작년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예산안 처리 때 민주당은 애초 정부 예산안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던 지역 화폐 예산을 끝내 3000억원으로 증액시켰다. 민주당은 또 기후 위기와 청년 일자리, 저출생, 고교 무상교육 분야 예산은 큰 폭으로 증액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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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기자 taejunkim@chosun.com 유희곤 기자 yh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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