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 물을 때 됐다"고 했는데…탄력 받지 못한 野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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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석 인원 오히려 줄어
한 중진 “여론전만 펼게 아니라 與의원들 움직일 방법 더 모색할 때”
한 중진 “여론전만 펼게 아니라 與의원들 움직일 방법 더 모색할 때”
더불어민주당이 9일 숭례문 앞에서 2주 연속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집회 참여 인원이 오히려 다소 줄어들면서 민주당이 기대했던 것만큼 정권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크게 탄력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2차 장외 집회 참석 인원을 도합 20만명경찰 추산 1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지난 2일 1차 집회 때 민주당이 추산한 참석 인원이 30만명경찰 추산 1만7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규모가 줄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1차 집회의 경우 전국 당 조직 참여를 독려했는데 이번에는 수도권 조직만 참여해 자연스레 규모가 줄어든 것”이라며 “일반 국민 참여는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1차 집회 때보다 집회 공간을 넓게 내주지 않아 인원이 모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연이은 ‘명태균 녹취록’ 공개 등 거센 대여 공세에도 일반 국민 여론이 확 불붙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노총촛불행동더불어민주당 원팀’의 ‘판사 겁박 무력시위’ 결과에 민주당이 많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전날 집회를 평가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달 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의 표결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열기로는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여당 이탈표 8표를 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재의결을 시도해도 200석은 넘기지 못할 것이다. 국민적 여론이 더 성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당이라면 집회가 효과적이지만 민주당은 다수 야당이라 민생을 책임지는 국회의 역할과 책임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여론전만 펼칠 것이 아니라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직화하고 확산해 결국 여당 의원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방법을 더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차 집회에서도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궁극적인 국가 권력 원천은 국민이다.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단언컨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관망은 끝났고 더 이상 관용은 없다. 이제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함께 집회에 참석한 다른 야당 관계자들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등 보다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일단 오는 16일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4개 야당과 함께 개최하는 3차 장외 집회를 통해 김 여사 특검법 통과를 위한 ‘총력 투쟁 모드’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대중의 분노를 국회 내 입법 투쟁만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특검이 됐든 뭐가 됐든 매주 촛불을 들고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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