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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고→경호시설" 의혹 더 키운 경호처…그럼 왜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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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1-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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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월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경비시설 및 초소조성 공사’.

대통령 경호처가 애초 ‘스크린 골프 시설’을 검토했다고 밝힌 대통령 관저 건물의 공사 명칭이다. 경호처는 2022년 7월 현대건설과 경호처 자체 예산으로 1억3천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해명했다.

경호처 해명은 의혹을 더 키운다. 2022년 5∼7월 당시 경호처는 대통령실·관저 이전이 급박하게 진행되며 대규모 경호시설 이전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다.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 근처의 해병대사령관 공관을 ‘김용현 경호처장 공관’으로 확보했지만, 보수공사 비용 확보가 어렵자 방탄창호 공사 업자에게 공관과 회의실 등 공사비 1억7600만원을 대납시키기까지 했다. 이런 경호처가 자체 예산 1억3천만원을 들여 경호와 무관한 건물 신축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건물이 스크린 골프 시설 아니냐는 윤 의원 질문에 “창고로 알고 있다. 직접 오면 확인시켜드리겠다.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관저”라고 했다. 윤 의원이 현대건설 담당자가 작성한 관저 스크린 골프 시설 설계도면 이메일을 제시하자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잡아뗐다.

경호처는 ‘스크린 골프 시설을 철거한 것 아니냐’는 윤 의원실 질의에 ‘처음부터 설치를 안 했다. 경호인력 대기 및 사무용 공간으로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호시설이라면 “창고”라고 해명하거나, 감사원에 계약서와 공사비 자료를 누락시킬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뇌물 사건 경험이 많은 법조인은 21일 “계약서를 사후에 조작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정상 계약이라면 제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현대건설의 대통령 관저 스크린 골프 시설 제안서 일부 내용. 윤건영 의원실 제공

경호처 예산으로 지은 정당한 시설이라면 이를 부동산 등기에 올리지 않을 이유도 없다. 대통령 비서실은 올해 9월6일 ‘착오 발견’을 이유로 관저 등기를 수정했다. 관저에 설치된 ‘비티에스BTS 한옥 정자’를 두고 선물 의혹이 번지자, 뒤늦게 6.12㎡짜리 정자를 등기에 올린 것이다. 문제는 2022년 8월 완공됐으나 2년 넘게 미등기 상태였던 70㎡ 건물은 이때도 등기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호처가 ‘대통령 뇌물’ 논란을 막기 위해 뒤늦게 경호처 예산으로 짜맞추기를 했든, 실제 자체 예산을 ‘전용’해 스크린 골프 시설용 건물을 지었든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법적 책임이 일차로 거론된다. 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대통령실·관저 공사와 계약은 전 정부에서 다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경호처가 현대건설과 계약했다고 주장한 시점은 김 장관이 경호처장으로 있던 때다.

부실·봐주기 논란을 부른 감사원의 관저 이전 감사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경호처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단 1건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료 협조가 충실히 잘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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