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경로 이상 느낀 조종사, 탄착시간 맞추다 오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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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10 17:17 조회 6 댓글 0본문
- 공군참모총장, 기자회견서 책임의 가벼움 한탄
- 조종사 실무장 임무 드문일인데, 위험 관리 노력 안해
- 사전 비행과 달라 이상함 느꼈다면 임무 중단했어야
- 사격 준비부터 사후조치까지 전 과정 부실 드러나
- 조종사 실무장 임무 드문일인데, 위험 관리 노력 안해
- 사전 비행과 달라 이상함 느꼈다면 임무 중단했어야
- 사격 준비부터 사후조치까지 전 과정 부실 드러나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번 오폭 사고를 보며 든 심정은 임무를 수행하는, 혹은 지휘관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의 가벼움이었습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결과 중간발표 자리에 직접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총장은 “500파운드 4발을 투하하는 조종사들이 얼마만큼의 책임감으로 임무를 수행했는지, 지휘관리와 감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기 부하들이 8발의 폭탄을 실제 투하하는 데 얼마나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는지, 작전을 통제·운영하고 현장에서 감독해야 될 사람들이 얼마만큼의 책임으로 통제를 했는지, 오폭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어떤 사후조치를 취했는지 책임의 가벼움을 느꼈다”고 했다.
실무장 드문일 인데도 ‘책임의 가벼움’
공군 설명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의 육지에서 실무장은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 중요 임무이기 때문에 준비와 확인 과정이 매우 치밀해야 하고 절차 중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았다. 조종사들의 실사격 준비부터, 관리감독 과정, 비행통제, 실제 사격, 후속 조치 등 전반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KF-16 조종사들은 6일 실사격 전 세 차례씩 예행 연습을 했다. 1번기의 경우 2월 24일 한 차례, 3월 5일 오전·오후, 2번기도 2월 25일 한 차례, 3월 5일 오전·오후 군산기지를 이륙해 경기도 포천 승진사격장을 왔다 갔다. 이들 조종사는 5일 오후 사전 연습 비행을 마무리 하고도, 다음 날 있을 실제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 저녁식사 후 다시 출근했다. 사고 전날 1번기 조종사 퇴근은 오후 9시 40분, 2번기 조종사는 오후 10시였다.
사전 연습 비행에선 실제 무장을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정 좌표가 6개였다. 그러나 사격 당일 좌표는 14개였다. 이동 중 기계 결함이나 오류로 탄이 떨어지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가가 없는 지역으로 비행하기 위해 좌표 개수가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1번기 조종사가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이를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타격 목표 좌표 중 위도 좌표 7개 가운데 1개가 잘못 입력된 것이다. 위도‘ XX 05.XXX’를 ‘XX 00.XXX’로 입력한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절차인 좌표 입력 확인을 하지 않았고, 결국 1번기는 잘못된 좌표 대로 비행했다.
단, 2번기는 장비 오류로 데이터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아 조종사가 시동 후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다시 표적 좌료를 입력했는데, 이에 따라 올바른 표적 좌표가 입력됐다.
비행거리 늘었는데…속도 높여 임무 강행
이 과정에서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의 경우 훈련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안전 관련 사항도 대대장에게 위임했다. 대대장중령은 실무장 사격임에도 임무 편조의 비행기록장치 확인 등을 통한 사격 편조 문제점 파악이나 표적 브리핑 확인 절차 등 세부적 비행준비상태를 확인·감독하지 않았다.
게다가 1번기 조종사는 사전 연습 비행 때보다 표적 진입지점부터 타격 지점까지의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연습 때 보다 20°가량 더 선회했고, 1.2㎞를 더 비행했다. 그런데도 정해진 탄착시각TOT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였고,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 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다. 조급해져 지상 표적을 정확히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사격장 내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 통보 후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정확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던 2번기 조종사는 속도를 높이는 1번기를 급히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1번기와 동시에 사격해야 했기 때문에 대형 유지에 집중하느라 표적 좌표를 벗어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1번기 지시에 따라 동시에 폭탄을 같은 지점에 투하했다. 투하된 폭탄들은 사격장 내 표적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지점에 투하됐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경우 최종 무장 투하 할 때 눈으로 보고 쏘는 사격이었는데, 표적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임무 중지하고 돌아오면 어떤 처분도 없었다”면서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이행했던 게 사고 원인으로, 날씨도 나쁘지 않았는데 제일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투기들의 고도는 약 1.2㎞, 속도는 시속 810㎞ 였는데 기상은 아주 좋아 충분히 지상 표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1번기 조종사의 실무장 경험은 6회, 2번기 조종사는 3회였다.
비정상 투하 상황 공지 늦어…보고도 지연
사고 발생 이후 후속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KF-16 2대의 오폭 시간은 6일 오전 10시 4분이었다. 2분 뒤 관제사가 폭탄 투하했냐고 물었고, 이어 현장에서 해당 항공기들의 비행과 사격을 보지 못한 공군작전사령부 전술통제관이 사격을 했느냐고 항공기에 통신했다. 이에 조종사들은 사격을 했다고 답하며 투하 지점 좌표를 불러줬다. 그러나 10시 7분께 조종사들은 좌표가 잘못된 것을 알고 오폭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게 공군 설명이다.
하지만 공군은 민가에 폭탄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자신들의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기에 바빴다. 소방 당국은 사고 1분 만인 10시 5분께 이를 파악하고 구조 활동에 착수한 것과 비교된다. 공군작전사령관 상황보고는 14분 지체된 오전 10시 21분께 이뤄졌다. 이후 공군작전사령부는 상급부대에 대한 유선보고도 늦게 하고, 서면보고는 아예 누락했다. 합참의장 보고 시간은 10시 40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보고 시간은 이보다 더 늦은 10시 43분으로 줄줄이 늦어졌다.
공군은 사고 발생 후 약 100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에서야 우리 전투기의 비정상투하를 언론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현장 폭발물처리반EOD팀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사용한 MK-82 폭탄의 파편을 최종 확인한 이후 언론에 공지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는 설명이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사고 직후 비정상 투하 상황이 있었다고 먼저 공지했으면 좋았을텐데 시간을 끈게 지금도 굉장히 아쉽고 죄송스럽다”면서 “이런 지연 판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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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500파운드 4발을 투하하는 조종사들이 얼마만큼의 책임감으로 임무를 수행했는지, 지휘관리와 감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기 부하들이 8발의 폭탄을 실제 투하하는 데 얼마나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는지, 작전을 통제·운영하고 현장에서 감독해야 될 사람들이 얼마만큼의 책임으로 통제를 했는지, 오폭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어떤 사후조치를 취했는지 책임의 가벼움을 느꼈다”고 했다.
실무장 드문일 인데도 ‘책임의 가벼움’
공군 설명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의 육지에서 실무장은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 중요 임무이기 때문에 준비와 확인 과정이 매우 치밀해야 하고 절차 중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았다. 조종사들의 실사격 준비부터, 관리감독 과정, 비행통제, 실제 사격, 후속 조치 등 전반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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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연습 비행에선 실제 무장을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정 좌표가 6개였다. 그러나 사격 당일 좌표는 14개였다. 이동 중 기계 결함이나 오류로 탄이 떨어지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가가 없는 지역으로 비행하기 위해 좌표 개수가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1번기 조종사가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이를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타격 목표 좌표 중 위도 좌표 7개 가운데 1개가 잘못 입력된 것이다. 위도‘ XX 05.XXX’를 ‘XX 00.XXX’로 입력한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절차인 좌표 입력 확인을 하지 않았고, 결국 1번기는 잘못된 좌표 대로 비행했다.
단, 2번기는 장비 오류로 데이터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아 조종사가 시동 후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다시 표적 좌료를 입력했는데, 이에 따라 올바른 표적 좌표가 입력됐다.
비행거리 늘었는데…속도 높여 임무 강행
이 과정에서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의 경우 훈련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안전 관련 사항도 대대장에게 위임했다. 대대장중령은 실무장 사격임에도 임무 편조의 비행기록장치 확인 등을 통한 사격 편조 문제점 파악이나 표적 브리핑 확인 절차 등 세부적 비행준비상태를 확인·감독하지 않았다.
게다가 1번기 조종사는 사전 연습 비행 때보다 표적 진입지점부터 타격 지점까지의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연습 때 보다 20°가량 더 선회했고, 1.2㎞를 더 비행했다. 그런데도 정해진 탄착시각TOT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였고,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 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다. 조급해져 지상 표적을 정확히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사격장 내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 통보 후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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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경우 최종 무장 투하 할 때 눈으로 보고 쏘는 사격이었는데, 표적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임무 중지하고 돌아오면 어떤 처분도 없었다”면서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이행했던 게 사고 원인으로, 날씨도 나쁘지 않았는데 제일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투기들의 고도는 약 1.2㎞, 속도는 시속 810㎞ 였는데 기상은 아주 좋아 충분히 지상 표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1번기 조종사의 실무장 경험은 6회, 2번기 조종사는 3회였다.
비정상 투하 상황 공지 늦어…보고도 지연
사고 발생 이후 후속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KF-16 2대의 오폭 시간은 6일 오전 10시 4분이었다. 2분 뒤 관제사가 폭탄 투하했냐고 물었고, 이어 현장에서 해당 항공기들의 비행과 사격을 보지 못한 공군작전사령부 전술통제관이 사격을 했느냐고 항공기에 통신했다. 이에 조종사들은 사격을 했다고 답하며 투하 지점 좌표를 불러줬다. 그러나 10시 7분께 조종사들은 좌표가 잘못된 것을 알고 오폭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게 공군 설명이다.
하지만 공군은 민가에 폭탄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자신들의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기에 바빴다. 소방 당국은 사고 1분 만인 10시 5분께 이를 파악하고 구조 활동에 착수한 것과 비교된다. 공군작전사령관 상황보고는 14분 지체된 오전 10시 21분께 이뤄졌다. 이후 공군작전사령부는 상급부대에 대한 유선보고도 늦게 하고, 서면보고는 아예 누락했다. 합참의장 보고 시간은 10시 40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보고 시간은 이보다 더 늦은 10시 43분으로 줄줄이 늦어졌다.
공군은 사고 발생 후 약 100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에서야 우리 전투기의 비정상투하를 언론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현장 폭발물처리반EOD팀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사용한 MK-82 폭탄의 파편을 최종 확인한 이후 언론에 공지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는 설명이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사고 직후 비정상 투하 상황이 있었다고 먼저 공지했으면 좋았을텐데 시간을 끈게 지금도 굉장히 아쉽고 죄송스럽다”면서 “이런 지연 판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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