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나오자 쑥 들어간 이재명 견제론…"지금은 위기 상황" > 정치기사 | politics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해 있다. 2025.03.09.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느슨해졌던 연대의 끈을 바짝 죄고 있다. 분열하면 윤 대통령 탄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일단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개헌론과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야권 통합 오픈프라이머리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이재명 견제론도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석방으로 지금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며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선고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불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불복 행위가 사실상의 제2의 내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당 지도부를 포함해 야권이 윤 대통령 탄핵 완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법원의 윤 대통령 석방 결정에 항고하지 않은 검찰 수뇌부를 정조준하며 단일대오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해괴한 잔꾀로 내란 수괴를 석방해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위대한 국민들은 기득권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이번에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그 전면에 민주당이 서겠다"고 했다.


다른 야당도 보폭을 맞췄다. 야 5당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이날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심 총장에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사퇴를 않으면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심 총장 탄핵소추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면서도 "야 5당이 탄핵소추 추진 의사를 공동으로 밝힌 만큼 그에 따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 5당 대표 비상시국 공동 대응을 위한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이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025.03.0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민주당 내 계파 갈등,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야권 내 긴장 기류는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간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는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이 대표를 견제하고,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개헌론과 혁신당이 제안한 야권 통합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수용을 앞세우며 이 대표를 압박해 왔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비명계-검찰 내통설을 주장하면서 당내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비명계 대권주자들도 단합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연이어 내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9일 헌재 인근에서 열린 야 5당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밝히며 "봄은 반드시 온다. 끝까지 빛의 연대로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압도적인 탄핵 찬성 여론"이라며 윤 대통령 파면 촉구를 위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내 연대는 이 대표의 구심력이 강화하는 데도 적잖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일 때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여권의 결집도가 높았는데,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야권이 결집하는 모양새가 뚜렷해지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 결집은 가장 강력한 리더십과 지지 세력을 갖춘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에 비명계 등에서 지금 이 시기에 차기 대선의 유불리를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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