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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자충수 된 역대 기자회견…朴도 MB도 文도 궁지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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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11-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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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회견 되짚어 보니

朴 사과문 100초 낭독 뒤 퇴장, 화 키워
YS, 차남 문제 사과 안 해 비난받아
왼쪽 사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7월 24일 청와대에서 친인척 등 비리와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25일 연설문 유출 의혹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문제로 사과하는 장면. 청와대사진기자단, 뉴시스, 청와대 제공

역대 여러 대통령들도 본인이나 가족, 친인척과 관련한 문제로 국민적 논란이 일었을 때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운 사안들을 생중계되는 TV 카메라 앞에서 국민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악재를 돌파하려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사과 내용과 형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부메랑이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여권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담화 및 기자회견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평가받은 지난 8월 기자회견의 재연이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10월 사과 회견은 민심 이반을 가속한 최악의 사례로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이 됐던 태블릿PC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이튿날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재발 방지 약속은 없었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1분40초간 사과문만 낭독한 뒤 퇴장했다. 이 담화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으며 박 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5%까지 떨어뜨렸다. 박 전 대통령은 2주 만에 다시 대국민 담화로 특검과 검찰 수사를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싸늘해진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2월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에서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 구속 등 사안에 대해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나올 때마다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국민께 할 말이 없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터져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마저 비리로 구속되자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후 지지율은 더욱 하락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5월 금품 수수로 구속된 차남 현철씨 문제로 대국민 담화를 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현철씨 구속 관련 사과나 반성은 언급하지 않고 대신 돈을 전달한 한보그룹의 대선자금 로비를 비판하며 정치개혁을 주장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담화 이전 김 전 대통령 지지율은 14%한국갤럽였지만 이후에는 7%로 반토막이 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가 언급되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굉장히 송구스럽다. 장관으로 지명한 취지와 상관없이 국민께 갈등을 주고 한 점,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과는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 한 달여 만에야 나왔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5일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정책 성과만 강조하거나 하고 싶은 말만 하면 역효과를 부른다. 저자세로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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