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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용산,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을판"…침묵 깨고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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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4-11-0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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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녹취’ 작심발언 배경

尹, 국민 의혹 해소 역부족 판단

당선인 신분 해명 등 언급하며

韓 “법리 앞세울 때 아니다” 비판

당 원로·일부 친윤도 쇄신 목소리

친윤계 “뭐든 해야한다”면서도

“단일대오 유지” 기존 입장 반복

민주 “특검 미룬 韓 진정성 없어”


쇄신 평가절하… 김여사 특검 압박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대화가 공개된 현 국면을 “정부·여당의 큰 위기”라고 규정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과의 10·21일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건의한 ‘4대 요구’에는 “즉시”라는 조건이 추가됐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개각 등 국정 쇄신, 엄정한 수사 등을 새로 촉구했다.

윤 대통령의 “김영선이 좀 해줘라” 발언이 공개된 후 나흘간 침묵하며 고심한 끝에 변화와 쇄신을 통한 정면 돌파를 택한 셈이다. 그러나 당내 친윤친윤석열계는 ‘단일대오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야당은 최소치로 특검을 요구하고 있어 한 대표의 쇄신책은 아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quot;용산,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을판quot;…침묵 깨고 정면돌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화·쇄신 강공 드라이브

한 대표의 어조가 더욱 강경해진 것은 그간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하는 한편 용산의 ‘결자해지’를 기다려온 결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대표 측은 특히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말한 것처럼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문제없다”며 사안을 가볍게 여기거나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 통화였다”며 법망을 빠져나가는 데에만 급급한 용산의 모습이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뭔가를 감추고 빼고 하려다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될 것”이라며 “적어도 지금은 국민께 법리를 앞세울 때는 아니다.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원로·중진과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도 쇄신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점도 이날 강공 드라이브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달 15일,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공세 전환 채비를 갖추려던 계획이 틀어진 점도 ‘더는 실기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 주말 민주당 장외 집회가 ‘헌정 중단 선동’이었다며 “우리의 변화와 쇄신이 음모와 서푼짜리 협박을 막아내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지금 정치는 국민이 아니라 개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여야가 ‘김건희·이재명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음을 지적한 뒤 “잘못을 인정하면 국민은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 그렇게 위기의 한 페이지를 넘기면 더 큰 기회의 한 페이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국정 쇄신 등을 주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한 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 남제현 선임기자
◆친윤 “뭉쳐야” 野 “특검해야”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쇄신 요구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친윤계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친윤계는 다만 당정 간 ‘단결’을 강조하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국면 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지금은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면서도 “보수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를 재건한 ‘보수의 상징 자산’을 지켜야 다음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호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진보는 부패해도 망하지 않는데 보수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소위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설사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내용은 그냥 덕담을 한 것 정도다.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한 점들을 깊이 성찰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당정이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원론적 수준의 언급을 내놨고, 인요한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추 원내대표와 3선 의원 간 이날 간담회에서도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으나, “지금 상황을 돌파하려면 원내와 용산이 더 많은 소통을 통해 분열하지 않고 단합해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김성원 의원이 전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쇄신책을 평가절하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이 사는 길은 ‘김건희 특검 수용’밖에 없다. 한 대표와 국민의힘도 민심을 따르라”고 했고,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가 무능한 여당 쫄보 대표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특검을 미루면서 대통령한테만 요구하는 건 진정성 없다”고 꼬집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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