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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86 이후 정치적 주목받는 첫 세대…"우릴 왜 극우로 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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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05 01:20 조회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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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창간기획]
한국 2030 리포트 ‘탄핵 반대’ 청년 4人
작년 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선 응원봉을 들고 참석한 2030세대가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자, 이번엔 또 다른 2030들이 ‘탄핵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일각에선 ‘극우 세력’이라고 하지만,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 집단화하고 있음이 각종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왜, 어떻게 이런 성향을 갖게 됐을까.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본지는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청년 4명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박준영24씨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주도했고, 권예영27씨는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대표다. 전은영32씨는 부산에서 살며 반탄 집회에 나서는 영어 강사, 차강석35씨는 뮤지컬 배우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나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나


박준영이하 박=부모님과 집에서 토론을 많이 했는데, 생각이 반대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백신 문제에 대해 부모님은 “정부가 맞으라고 하면 5번이든 6번이든 맞아야 한다”고 했고, 나는 “개인 판단이자 자유고 국가가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때 부모님이 “정부 때문”이라고 했는데 동의할 수 없었다. 부모님이 내게 “배운 게 없어서 그렇다”고 꾸짖어 화가 많이 났다.

권예영이하 권=계엄 사태 전까지 현실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국회의원 이름도 잘 몰랐다. 다만 정치가 어떠한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인가에는 관심이 많았다. 2017년 대선 때 민주당이 말하는 가치가 더 좋아 보여서 문재인을 찍었다. 그렇지만 공부할수록 문재인 정부의 가치관에 동의할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코로나 시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유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가 됐다.

전은영이하 전=합성 사진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를 당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 퍼진 내 사진을 지우느라 의도치 않게 커뮤니티를 통해 정치를 접했다. 인터넷에서 성별 할당제, 여성 주거 지원 같은 차별적 정책이 아니라 여성 징병, 남녀 육아휴직 의무화 같은 정책으로 대신하고자 사람들을 설득하곤 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차강석이하 차=2016년 탄핵 시위 때 촛불을 들러 갔다. 청년들이 단상에 올라 릴레이 연설을 하는 걸 보고 깨어 있다고 느꼈고, ‘하야’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근데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토론회에서 주적관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걸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군대를 갔다 온 사람으로서 용납할 수가 없었다.

◇계엄을 바라보는 시각

권=난 처음에는 비상계엄을 반대했다. 국민적 충격이 너무 큰 방법을 택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의대 증원도 동의하지 않아서 계엄에 대한 반감이 컸다. 그런데 입법·행정·사법 마비나 야당의 검사·감사원장 탄핵이라든지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되돌아보면서 대통령만의 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야당이 대통령실, 검경 활동비를 0원으로 만들지 않았나. 대통령이 최고 권력자인데 내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이게 뭐가 잘못됐다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됐다.

박=계엄 해제 이후 발표한 담화 내용을 계엄 선포 전에 ‘지금 이런 상황이다’라고 발표해도 좋았을 것 같긴 하다.

전=그러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지 않았을까. 그 대신 계엄 선포하면서 전공의 처단 같은 말은 안 쓰고, 부정 선거에 대해 말했다면 어땠을까.

◇가족, 친구들 관계

박=가족은 강성 탄핵 찬성이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탄핵을 찬성한다는 식으로 연기를 했다. 안 그러면 내가 힘드니까. 여의도 탄핵 찬성 집회에 같이 가자 할 때는 “공부하느라 바쁘다”고 둘러댔다. 그러다 서부지법 사태 때 부모님이 “거기 모인 애들, 다 바보고 신천지다”라고 해서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 집을 나와 있다.

전=우리 부모님도 옛날 계엄 이미지가 너무 각인돼 있다 보니 더 알아보려고 하지 않으신다. 정치 성향이 대물림되는 경우도 많지만, 강압적 우파 부모의 자녀가 좌파가 되고 반대로 강압적 좌파 부모의 자녀는 우파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차=주변 사람과 맺은 관계가 생각보다 많이 망가졌다. 동료 배우들이 인스타그램 팔로를 끊고 차단하기도 하고. 200~300명은 되는 것 같다. 또 진행 중이던 작품에서 다 하차했고, 직장에서도 잘렸다. 지금은 마음 정리가 다 됐다. 그 사람들 결정도 이해한다.

권=보수 성향인 걸 드러내서 좋았던 일보다 나빴던 일이 훨씬 많다. 내 이름이 기독교 이름이라며 ‘기독 극우 세력’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개명까지 생각했다. 인종주의나 파시즘을 내세운 것도 아닌데 극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서부지법 사태에 대한 시각

박=그날 서부지법 앞에 있었다. 그때 ‘폭력 시위로 가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고, 밤 11시쯤 돌아갔다. 난동 사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 중 극소수인 수십 명이 법원에 들어갔는데, 마치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말하는 건 화가 난다.

전=1%의 미친 사람이 없는 집단은 없지 않은가. 그렇게 다 싸잡으면 안 된다. 백골단이라는 게 출범했을 때도 탄핵 반대 측에서 선을 그었다.

차=감정적으로 치우쳤고 너무 격했다고 생각한다. 공공 기물을 파손한 건 잘못이다. 그렇지만 새벽 3시에 15자짜리 영장 발부 사유를 내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권=그러한 분노 표출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의 분노가 왜 극에 달했는지도 조명해주면 좋겠다.

◇탄핵 찬성 청년에게 말하고 싶다

권=주위에 윤 대통령에게 반감이 큰 사람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민주당이 사당화됐고, 종전 진보 가치는 다 상실한 채로 종북적이고, 중국에 친화적이다’라는 배경을 설명해 주면 어느 정도 이해하더라.

전=정치로 풀어야 할 사람들이 정치적 담론을 아예 거부했다. 윤 대통령 국회 연설 때 회의장에 안 들어오고, 고개를 돌리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정치와 계엄 두 가지 방법이 다 안 된다면 뭐가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권=탄핵 찬성파를 보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반감이 되게 크다. 모든 의혹은 당연히 풀어야 하는 게 맞는데, 그건 국가적 위기를 넘긴 다음에 해결할 문제라고 하고 싶다.

◇중국에 반감, 일본엔 호감

전=중국이 우리나라 체제를 뒤흔들고 내정 간섭을 하는 걸 보면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느꼈다. 중국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중국과 맺은 관계에 선을 그어야 할 때가 아닌가.

박=중국 사람들이 한국을 소국으로 보는 사고방식이 싫다. 또 홍콩이 먹히는 걸 보면서 위협을 느꼈다. 중국 간첩들은 우리나라 기술을 팔아넘기려 한다. 일본은 우리 국권을 찬탈하고 지배했지만, 100년 가까이 흘렀고 이제는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북한과 맞서려면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

차=일본은 과거 침략의 역사가 있고 우리나라에 아직 반일 감정이 남아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유’라는 개념을 공유하고, 함께 가야 할 이웃 나라라고 생각한다.

박=중국은 홍콩과 대만을 전쟁 없이 먹어왔다. 중국 친화적 문화를 설파하고, 친중 의원들을 넣고, 자국민을 줄이고 중국인을 늘리는 식이었다.

◇ 청년들은 결국 진로 걱정

박=지금까지 전공공학 공부에 치여 살았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면 경제학이라든지 정치학, 역사학도 공부해 보고 싶다. 사실 진로 문제 때문에 전부터 방황하고 있었다. 취업하기 바쁘니 정치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정치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 청년 세대의 문제다.

권=그래도 이번 정국을 기점으로 자기 진로, 결혼 등에만 관심 갖던 청년들의 관점이 바뀌었을 것 같다. 나의 미래와 더불어 국가의 미래까지 고민하면서 진로도 많이 변할 것 같고. 새로운 청년층이 형성되지 않을까.

전=정치관을 밝힌 것 때문에 밥그릇이 없어지든 말든 간에 지금은 우리나라가 홍콩 꼴이 나지 않게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결혼하고 싶은데 집 살 돈이 없는 게 고민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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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tall@chosun.com 김도연 기자 heres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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