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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밖에 길 없다" "시기상조다"…민주당 백가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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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4-11-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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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일대에서 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제 김건희 특검을 압박하는 단계는 지난 것이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 녹음이 공개된 이후, 복수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특검 관철 여부를 넘어 현 정부가 이미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수준의 치명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안에서도 전선 운용을 두고선 “탄핵밖에 답이 없다”는 성마른 주장부터 “당이 판을 까는 건 시기상조”라는 신중론까지 백가쟁명식의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 흘러나오는 주장은 크게 세갈래다. 장경태·민형배 의원 등은 시민사회와의 공감대 위에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자고 주장한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기대야 하는 탄핵소추보다 실효적이고, 국민투표를 통해 민의까지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논리다. 박찬대 원내대표 역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단체·지식인들이 탄핵으로 가지 않고 주권자 국민이 꼬여 있는 정국을 타개할 방법이라며 정치권에 임기 단축 개헌을 압박하고 있다”며 “정치권도 이 부분에 많은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 일각에선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 육성 녹음 공개로 명태균 게이트를 둘러싼 양상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개헌론은 민심에 동떨어진 주장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임기 단축 개헌은 탄핵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에 가깝지 않으냐”며 “윤 대통령 녹음이 스모킹건인 만큼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탄핵론으로 흐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탄핵’ 주장을 자제하고 있으나, 지난 2일 도심 집회에서 이 대표 역시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우리의 손으로 확실하게 심판하자”며 사실상 ‘퇴진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대정부 투쟁의 방향에 공감하는 이들도, 속도에 대해선 일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심이 앞서고 정치권이 뒤따르는 수순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실망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먼저 나서서 판을 깔기보단 시민들의 참여가 자발적으로 일어나도록 반 걸음만 앞섰어야 하는데 조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15일, 위증교사25일 혐의 관련 1심 선고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방탄’ 논란을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또 다른 다선 의원은 “분노하는 야당의 모습은 필요하지만, 이 대표의 재판 결과와 맞물려 민주당이 정략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비칠 경우 자칫 민심을 모으는 데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일단 야당은 11월 한달 동안 국회 안팎에서 여론을 모아가겠다는 입장이다.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의결한 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8일 재의결하게 되는데, 이때까지 여론의 추이를 보겠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겠다”며 국회 안팎의 농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엄지원 고경주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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