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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대통령실 행정관 단체 회견 해프닝…"기강도 무너지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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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회 작성일 24-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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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여사 라인 쇄신 요구에 龍 행정관 반발
실제 행동은 없었지만 억울, 부글부글 분위기
행정관 사의 두고 "기강 확립 조치 있었나" 뒷말
용산 기강 해이 공직 사회 퍼지면 조기 레임덕?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초유의 대통령실 행정관 단체 회견 해프닝…


"국가 최고기관인 만큼 절제와 품격을 갖고 풀어나가자."
윤석열 대통령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일부 행정관급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메시지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길래 대통령이 실무직원들에게 절제와 품격을 당부하게 된 걸까요. 이는 지난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몇몇 대통령실 행정관이 집단 입장 표명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통령실 행정관, 그리고 집단 입장 표명. 첫인상부터 그 자체로 상당히 낯선 조합입니다. 무릇 비서라면 자신의 존재감을 최소화하고, 보좌 대상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을 보조하는 비서라면 이런 마음가짐에 더 철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직접 단체 행동 의사를 내비치고 대통령이 자제를 당부한 상황은 가히 초유의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대통령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韓 "김 여사 라인 정리"에 불만... 일단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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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입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의 수용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 대표는 "김 여사 이름을 팔며 호가호위하는 이들을 정리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전현직 참모 8, 9명의 실명을 거론했다고 합니다. 김 여사 측근으로 꼽히는 한남동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강하게 요구한 셈입니다. 정리 대상자 명단엔 행정관급 대통령실 직원 4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행정관들은 한 대표 요구에 "분통이 터지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대놓고 드러냈습니다. "2년 전 대선 기간 때부터 함께 헌신해온 동료들을 어떻게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비선으로 몰아갈 수 있느냐"는 게 이들의 항변입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본격적으로 집단 행동을 준비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젊은 직원들 사이에 한 대표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의 일방적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하 직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윗선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는 전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의 집단 입장 발표 계획이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됐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직접 행동을 자제시켰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행정관들에게 품격과 절제를 당부하는 한편 "충정을 이해한다"는 말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몇몇 행정관들은 이 메시지를 대통령도 취지에는 공감했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한 행정관 사표 제출 놓고 무성한 뒷말

전례를 찾기 힘든 대통령실 행정관 집단 행동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뒷말은 쉬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바 윤-한 갈등이 촉발한 여권 내 세력 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부터, "공직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성토까지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집단 행동 움직임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진 한 행정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는데, 그 배경에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문책성 조치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은 최근 김대남 전 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직원들의 보안 유지를 각별히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필요한 내용이 언론에 흘러 단독 기사가 보도되면 유출 경로를 철저히 추적해 책임을 물을 정도로 엄중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분열로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 노출된 셈이니, 관련된 직원들의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다만 당사자는 이런 얘기를 일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의 사직서 제출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하고, 오래전부터 주변에 대통령실을 그만둘 뜻을 밝혀왔다는 설명입니다. 해당 행정관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당정 갈등이 공직 기강 해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까지 10%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야당이 김건희 여사 논란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고 여기에 내분까지 불거지면 출구가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감지되는 대통령실의 기강 해이가 공직 사회 전반으로 퍼지게 된다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오는 게 지금 여권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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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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