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임명 시 탄핵 늦춰진다?…차분한 野 "헌재 존중" 이유는 > 정치기사 | politics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모두의질문Q에 출연해 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불필요하게 사법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고 헌법재판소 결정 사안과 관련 공세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정치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 후보자 임명 시 탄핵심판 선고가 3주 정도 연기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해 논의된 바 없고 앞으로도 헌법재판소에 대해서 언급해야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같은 취지의 질문이 한번 더 나오자 "헌법재판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일"이라며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여러 사안에 대해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 서 있다"고 밝혔다.


당초 정치권에선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론을 종결하고 약 2주 뒤 결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예상 선고일은 이달 11일 전후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헌재가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에서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거부한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마 후보자 임명 여부가 탄핵심판 선고 시기에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여권 일각에선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여하게 될 경우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이달 26일 이후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마 후보자가 임명되고 필요하면 공판 절차 갱신을 해야 된다"며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은 눈치도 없이 유감이라고 하면서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은 시간 아닌가. 헌법재판소 결정이 이 대표 항소심 예상 선고일인 3월26일 이전에 나야 하는데 늦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 / 사진제공=뉴스1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질 가능성에 대한 민주당의 사실상 무대응 기조는 당이 헌재의 결정 사안에 개입한다는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헌법재판소 고유의 사법적 판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민주 기본질서에 대한 침해"라며 "이 부분을 논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 결정 사안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개입이 차단돼야 한다"며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로 헌법재판소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원칙대로 하는 쪽에 국민들이 귀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서가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후 현재까지 탄핵심판에 참여하지 않은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더라도 기존 헌법재판관 8인 체제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당내 분위기도 읽힌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마 후보자를 임명해도 탄핵 심판 재판에 가지 못할테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부작위 위법이라고 하니 마 후보자를 빨리 임명하라는 정도만 하고 끝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할만한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및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01.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 머니투데이 amp;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