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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더 센 주먹 꺼냈다…괴물 화성-18형보다 큰 신형 ICBM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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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10-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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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해 개발, 생산 중인 장비들을 점검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해 개발, 생산 중인 장비들을 점검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을 닷새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기존 화성-18형보다 크기가 커진 신형 ICBM으로 분석했다. 파병이라는 도박을 감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더 커진 주먹’을 꺼내는 전략 도발을 택했다는 의미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면서 “현재까지 분석으로 신형 고체추진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면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 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으며, 한·미 국방장관은 미측 전략자산이 전개하는 연합훈련 등 강력한 대응을 통해 동맹의 대응 의지를 현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일 3자 간에 북한 탄도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12축24륜 신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했을 수 있다”며 “미사일의 크기가 커지고 탄두 무게를 증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 최신 ICBM인 화성-18형을 그간 9축18륜 TEL에서 발사했다. 이에 앞서 괴물 ICBM으로 불린 화성-17형의 TEL이 11축22륜이었다. 화성-17형의 길이는 최대 24m, 직경은 2.4m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형 ICBM은 이보다도 덩치를 키워 길이만 30여m에 이르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는 고체연료 추진체의 추력을 높이고, 탄두 중량을 늘린 개량형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

실제 이번 탄도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7000㎞ 이상으로, 동해 북동부 알섬을 지나 일본 아오모리 현 방면으로 총 1000여 ㎞를 날아갔다고 한다. 이는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땐 1만 5000㎞ 이상을 날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미 본토 전역이 사정 거리에 들어온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18일 발사한 화성-18형의 경우 민간 전문가들은 정점 고도를 6500여㎞, 비행 거리는 1000여㎞로 분석했다.

비행시간도 길어졌다. 지난해 12월 화성-18형은 약 74분 비행했다. 일본 NHK 방송은 일본 군 당국을 인용해 “이번 장거리 탄도 미사일의 비행 시간은 1시간 26분86분으로 역대 북한의 미사일 중 가장 오래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이날 오전 미사일 발사 사실을 확인하며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기록을 갱신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통상 ICBM을 평양의 순안 국제비행장에서 발사했는데, 이번에는 순안비행장이 아닌 평양 일대의 모처였다고 한다. 군이 지난해 12월 화성-18형 발사 때처럼 논밭의 비포장 도로 등 의외의 장소에서 ICBM을 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고 보는 배경이다. 이는 지난달 김정은의 현지지도로 처음 공개한 12축 TEL의 안정성은 물론 기동성까지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측이 화성-18형의 개별기동전투부MIRV·다탄두 분리 실험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군은 이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탄두 기술 관련 시험발사가 아니라 탄두 중량과 크기만 키운 것이라면, 기존 화성-18형에 대한 탄두부의 기술적 완성도와 정밀성을 높이기보다는 화력을 강화한 ICBM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려는 게 북한의 목적일 수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 미국 대선이 임박해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판단과 현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이벤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북한의 신형 ICBM 개발에 러시아의 지원이 있었는지와 관련해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다만 이날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면서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ICBM 발사와 관련해 ‘탄도 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 및 기술 협력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 대목을 굳이 거론한 건, 향후 북한이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미리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날 오후 안찬명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북한을 향해 "김정은 정권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도발을 규탄하며, 지속적인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와 러시아에 총알받이 용병 파견, 핵실험 준비 등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불법적 도발을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으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도 했다.

이번 발사가 미 대선 전후 혼란을 틈탄 고강도 도발의 시작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7형과 화성-18형 등 ICBM의 액체·고체 기반 추진체는 상당 부분 완성한 것으로 보고, 탄두부의 고도화 검증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본다. 군도 탄두부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선 정상 각도 발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측 방공망을 뚫기 위한 다탄두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 후추진체PBV 로켓 실험 등이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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