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불송치 권고 경찰 수심위원 명단 공개되나?…정보공개 청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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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불송치를 권고한 경북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위원 명단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청구가 접수됐다. 대법원이 최근 경찰 수심위 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유사한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채 상병의 생전 소속 대대장이었던 이용민 중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정부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경북경찰청에 지난 7월 개최된 채 상병 사망사건 수심위 위원들의 명단과 소속, 직책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심위는 외부 전문가들이 수사 적정성이나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해 권고하는 기구다. 김 변호사는 정보공개 청구서에서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공적 인물”이라며 “수심위 위원 명단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 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익적 차원에서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임 전 사단장을 직권남용,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7월 이 중령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 송치했지만, 임 전 사단장은 불송치했다. 경찰 처분 전 열린 수심위에서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권고 결정이 나왔다. 당시 야당 등에서 수심위 위원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왔지만, 윤희근 당시 경찰청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고 소신껏 활동하도록 돕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기 전 두 차례 수심위를 열었지만, 위원 명단과 회의 내용은 비밀에 부쳤다. 이 때문에 수사 공정성을 높인다며 도입한 수심위가 수사기관의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최근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A씨가 수심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라며 강원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1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기각하는 제도다. 대법원이 수심위원 명단 공개 관련 판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결에 앞서 2심 재판부도 지난 6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절차의 투명성, 공공성 및 정당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면서 수심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 판례는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면밀히 검토한 뒤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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