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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추도식 24일…한·일, 참석자·추도사도 아직 미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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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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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의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사도섬/연합뉴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동원되었던 일본 사도광산 노동자들에 대한 추도식이 24일 열린다.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때 일본 정부가 약속했던 것이다. 하지만 행사를 나흘 앞둔 20일 오후까지도 한일 양국은 추도사 내용과 행사 식순은 물론, 일본 정부에서 누가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합의하지 못했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24일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추도식에는 일본측에서 실행위원회 관계자, 민간단체, 지자체 관계자, 일본 중앙정부 관계자 등이, 한국에서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번 추도식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당시 한일 정부 간 합의에 따라 열리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회의 당시 조선인 노동자를 포함해 전체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을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성과로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는 당시 사도광산 등재에 찬성하면서, 일본 정부 관계자도 참석하는 추도식이 열리게 된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등재가 확정된 뒤 추도식 개최를 둘러싼 한일 협의는 계속 난항을 겪었다. 일본 정부는 행사 명칭에도 ‘감사라는 표현을 넣겠다고 했고,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감사를 표하는 것은 강제성을 희석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다며 반대했다. 결국 ‘사도광산 추도식’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일본 정부 참석자에 대해서도 한국은 정무관차관급 이상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확답을 미뤘다. 외교부 당국자는 “고위급이 참석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강하게 요구했다”며 “우리 쪽 참석자는 일본 중앙정부 참석자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추모사와 세부 프로그램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를 어떤 식으로 언급하고 애도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양국 합의대로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추모하는 진정성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추도사와 식순 등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번 추도식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11명이 참석한다. 일본과의 행사 조율이 지체되면서 애초 계획했던 유가족 설명회는 취소되고 외교부가 개별적으로 연락한 유가족 가운데 일부가 참석하게 됐다. 이들의 참석 비용도 일본이 아닌 한국 정부가 모두 부담한다.



사도광산은 한국 정부가 반대하지 않아 표결 없이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됐다. 하지만 일본이 약속한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에서 ‘강제 동원’ 표현이 빠진 데 이어, 첫해 추도식부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실된 추모의 뜻이 담기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과거사 책임을 묻지 않는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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