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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파국 엔딩 日 사도광산 추도식…유족에 모욕적 부담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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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4-11-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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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처음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결국 불참한다고 23일 밝혔다. 추도식 하루 전 긴박하게 내려진 결정이다. 추도식 직전까지도 정부는 “한국에서 가는 유족들에게 모욕적이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협상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일본측 정부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등이 알려지면서 종합적으로 추도식 참석에 따른 ‘굴욕외교’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추도식 관련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24일 예정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추도식을 둘러싼 양국 외교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아 추도식 이전에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파국 엔딩 日 사도광산 추도식…유족에 모욕적 부담 컸나
외교부 이재웅 대변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며 사도광산 추모식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까지만 해도 정부는 “진정성 있는 추도식 개최를 위해 일본 정부의 고위급 인사 참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측에 강조해 왔고, 일본이 이를 수용해 차관급인 외무성 정무관이 추도식에 참석하게 된 것”이라며 해당 정무관이쿠이나 아키코이 일본 정부대표로 추도사를 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후 채 하루가 안 돼 추도식 불참 결정이 나온 것은 ‘아베파’로 분류되는 극우 인사인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 관련 논란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도광산 추도식은 지난 수개월의 추진 과정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월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하면서 한·일간 합의한 주요 사안이었음에도 일본측의 ‘진정성 논란’은 계속 제기됐다.


일본 중앙정부 고위 관계자의 참석이나 추도사 내용 등이 진정성을 보여줄 핵심 사안임에도 막판까지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것이 정해지기도 전에 단 며칠 앞으로 다가온 추도식 날짜부터 급박하게 공개되는 등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 추도식을 이틀 앞두고 발표된 일측 정부대표를 보며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애초에 추도식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분명했는데, 각자 ‘동상이몽’ 하며 행사를 추진한 끝에 파국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추도보다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기념에 방점이 있었고, 한국은 조선인 노동자 추도가 중요했다. 일본이 추도식 명칭에 ‘감사’를 넣으려다 한국의 반대로 뺀 부분, 추도식이 일본 정부가 아닌 민간 단체 주관 행사인 점 등이 이를 드러낸다.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올라갔으니, 이곳에서 일했던 ‘모든 노동자’의 노고에 감사 및 추도를 하겠다는 정도가 일본측의 이해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인 노동자는 그 일부에 포함될뿐 이 행사의 주인공 성격은 아니었던 셈이다. 추도식에 참석하는 한국인 유족들을 일측이 ‘공식 초청’하는 것이라면서도 그에 수반되는 비용 일체를 한국 외교부가 부담하기로 한 것, 유족의 방일 관련 일본이 어떤 별도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지도 않은 것은 그렇게 설명된다.
처음부터 제기됐던 이런 우려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 결정으로 많은 이들에게 ‘확신’으로 바뀌었다. 2022년 8월15일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인물이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추모 행사에 정부 대표로 오는 건 현장에 참석하는 한국인 유족들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는 추도식 협상 과정에서 연내 추도식 개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 참석 등의 큰 목표에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놓고 보면 두 가지 모두 관철되긴 했다. 그럼에도 추도식 직전 참석 취소를 결정해야 할 만큼 양국의 이견이 컸던 것인데, 이를 우리 정부가 몰라서였든 의도적으로 간과한 채 협상을 계속한 것이었든 파장 자체는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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