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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경 포병부대에 사격태세 지시"…김여정 연이틀 담화 내며 대남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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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4-10-1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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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며 “참변” 등 보복을 예고한 북한이 국경선 부근 부대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전시 정원 편제’대로 완전무장한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혀 언제든 실전에 임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역시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하고 한국을 향해 “전쟁 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북한 이 평양 상공에서 남측 무인기가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 이 평양 상공에서 남측 무인기가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사진. [연합뉴스]

13일 북한의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국경선 부근의 포병연합부대들과 중요 화력 임무가 부과돼 있는 부대들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10월 12일부 총참모부 작전예비지시가 하달된 데 대하여 공개”했다. 작전예비지시의 주요 내용은 ▶전시 정원 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오후 8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시키고 ▶각종 작전보장사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총참모부는 “각급 부대, 구분대들이 감시경계근무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도 통신은 전했다.

통신 보도는 13일 오후 10시를 넘긴 시각에 전해졌는데, 작전예비지시에서 적시한 시간이 이날 오후 8시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해당 조치들은 완료된 뒤로 추정된다. 북한이 언급한 ‘전시정원편제’는 평시 비어 있던 병력과 장비를 전시 기준으로 채워 ‘완편’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전투준비태세가 완료됐다는 뜻이다.

북한이 사격대기태세로 전환됐다고 밝힌 8개 포병여단은 주로 170㎜ 자주포,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운용하는 전방 부대로 보인다.


김여정 “한국 무인기 또 오면 참변”…남북 긴장 고조
수도권을 겨냥하는 임무를 맡는 부대로, 군 안팎에선 이번에 북한이 언급한 포병여단이 개량형 240㎜ 방사포, 화성-11라형을 관할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북한은 이번 조치가 ‘한국발 무인기 침투’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총참모부는 “한국발 무인기의 우리 국경 및 수도 상공 침범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며 “재도발 확인시 즉시적으로 적의 특정 대상물들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 그로 인하여 무력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각급 부대들이 각이한 사태 발전에 철저히 대처할 수 있게 각방의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기 위한 해당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전날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총참모부의 이런 결정도 같은 날 이뤄진 것이다. 앞서 북한은 11일 한국의 무인기가 세 차례에 걸쳐 평양 상공에 들어와 전단을 살포했다며 사진까지 공개했다.

총참모부가 ‘즉시적인 특정 대상물 타격’을 언급한 것은 한국에서 무인기가 날아든다면 격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무력충돌 확대 가능성은 이에 한국이 비례적 대응 등에 나서 확전에 이르는 상황 등을 상정한 것일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여정은 담화에서 “군사행동의 그 시간은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다”고 위협했다. 또 군이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는’ 주권 침해 도발이 반복되어도, 그것이 전쟁 발발로 이어져도 저들에게는 아무러한 책임도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같다”고 했다. 곧이어 총참모부가 실전 태세를 완비했다고 밝힌 건 이런 김여정의 위협이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여정은 총참모부의 지시가 공개된 직후 담화를 내고 “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최후의 통첩으로서 한 번의 기회를 더 던져준 우리 국가와 인민에 대한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라며 “뒈지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들”이라고 막말했다. 그러면서 “속히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의 재발 방지를 담보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주민의 대남 적개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 김여정 담화를 실으면서 “온 나라가 분노의 활화산으로 화했다”는 주민의 반응을 전했다.

특히 한국 무인기가 뿌린 전단이라며 사진까지 공개했는데, 흐릿하게 처리하기는 했지만 확대해 보면 김정은 부녀가 명품으로 치장했다는 내용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북한 정권이 ‘최고 존엄 모독’을 담은 전단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한 건 이를 통해 얻는 득이 실보다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체제 위협을 확대·강조하는 게 내부 통제에 이점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입장을 내고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평·박현주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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