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원숭이두창 백신 84% 유효기간 5년 지나…"북 생물테러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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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구매 예산도 편성 안돼…생화학테러 대응역량 저하 우려"
국방부 "품질검사로 수명 연장…접종 간편 3세대 백신 올해 중 구매"
지영미 질병청장 "北 오물풍선으로 생물테러 위험…두창·탄저 백신 비축 계획"
북한의 쓰레기오물 풍선 살포가 일상화된 가운데 북한이 쓰레기 풍선 등을 활용한 생화학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군이 비축한 원숭이 두창MPOX·엠폭스 백신의 80% 이상은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예산안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군이 보유한 두창백신은 약 136만 도스1회 접종량이며 이중 유효기간이 남은 백신은 16%가량인 22만 도스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백신의 유효기간은 5년이지만, 군은 2019년 이후로 새로운 백신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효기간을 넘기지 않은 22만 도스는 백신 생산업체가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품질검사에 활용한 뒤 이를 폐기하고 그만큼을 새 백신으로 채워 넣은 것이라고 허영 의원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백신의 기본 유효기간은 5년이지만, 품질검사를 해 이를 연장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 백신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기간 신규 백신 구매가 없었다는 지적에는 "기존 비축분인 2세대 백신보다 접종이 간편한 3세대 백신을 올해 중으로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 구매를 위한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국방부 예산에는 두창백신을 관리하는 위탁업체 유지관리 예산만 연간 1억원 내외로 편성됐으며,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구매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추진되는 3세대 백신 구매에는 국방부 보건복지관실의 잔여 예산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영 의원은 "내년 예산안에도 두창백신 구매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우리 군의 생화학 테러 대응 역량과 전투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꺼리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방부는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와 관련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생물 테러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백신 비축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지 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오물 풍선을 생화학무기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생물테러 감염병에 대비로 두창이나 탄저 백신 비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탄저 백신을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세계 최초의 재조합 탄저 백신으로, 올해 안에 개발이 끝나고 허가가 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축을 시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와 생물테러 대응 전문성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군 및 대국민 화생방방호작전, 대화생방테러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생물테러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 생물학적 병원체에 의한 테러로, 질병청은 생물테러감염병 발생 시 신속한 방역조치 및 환자관리 등 수행하는 기관이다.
한편, 아프리카에서는 엠폭스로 불리는 원숭이두창이 확산하면서 올해만 1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아프리카에서 집계된 엠폭스 확진 사례는 6754건에 달했다. 엠폭스 의심 사례는 3만5525건, 사망자는 996명이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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