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수하물 보조배터리 화재원인 의심…"법적 책임 묻기 어려워" > 사회기사 | society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기내 선반에 둔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이 지목되는 가운데 에어부산은 기내 반입 물품 관련 규정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화재 원인을 규명하더라도 승객에게 책임소재를 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물칸 위탁을 금지하고 있다.

에어부산 역시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인 보조배터리를 항공 위험물로 분류하고 위탁 수하물로 부치지 않고 승객이 직접 기내에 갖고 타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어부산 리튬배터리 취급 관련 주의사항에 따르면 보조배터리의 경우 100Wh 이하의 경우 기내에 휴대할 수 있고, 1인당 5개로 제한된다. 위탁 수하물로는 불가능하다. 100Wh 초과 160Wh 이하의 경우 기내 휴대가 가능하며, 항공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개수는 1인 2개로 제한된다. 160Wh 초과는 기내 휴대로도, 위탁수화물로도 운송할 수 없다.

만약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기내에서 신속하게 진화하기 위함인데, 화재 진압에 걸리는 시간은 대부분 1~5분 정도였다.

실제 지난달 12일 에어부산 BX142 항공기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을 때도 승무원이 기내 소화기로 연기를 진압해 큰 화재를 막았고, 해당 승객만 손에 화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 역시 보조배터리 등 승객의 수하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 당시 에어부산 BX391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무원은 이륙 전 기내 뒤편 주방에서 대기하던 중 뒤편 좌석 위 닫혀있던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관체탑에 최초 보고했다.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반 인근에 앉아있던 승객들 역시 기내 반입 물품을 보관하는 선반짐칸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한 승객은 "불을 본 승무원이 누가 짐칸에 배터리 넣으신 분이라고 물어보더니 차량용 소화기를 가져오더라"며 "갑자기 탄 냄새가 나서 뒤를 보니 불길이 강하게 솟았는데 내 자리 뒤쪽 머리 위 짐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안전법 149조과실에 따른 항공상 위험 발생 등의 죄에 따르면 항공기·비행장·이착륙장·공항시설 등 파손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기내 수하물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됐더라도 승객에게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지된 용량 이상의 배터리를 기내에 반입했거나 적절한 조치 없이 선반에 배터리를 보관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보안검색 절차를 거쳐 기내에 탑승했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이나 위험 물품을 소지한 경우 승객이 위험성 자체를 인지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고의성까지 의심해 볼 수 있으나 정당한 절차를 거쳐 기내에서 소지한 물품에 대해 처벌 조항을 들이미는 것은 과한 법 적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화재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객의 법적 책임소재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항공사에서는 탑승 후 출발 전에도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 및 보조배터리 손님이 직접 소지하시기 바란다고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원인은 조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이지만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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