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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대신 망고, 명태 대신 참치…조상님 입맛에 맞으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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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1-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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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해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식재료들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 과일인 사과와 배 재배지가 줄면서 망고와 바나나 같은 아열대 과일 재배 면적이 늘고, 명태가 사라진 동해에 난류성 어종인 방어 등이 많이 잡히는 추세다. 사진은 일반 가정의 명절 차례상. 연합뉴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유연숙61씨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2~23일 차례상 준비를 위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명절 음식 재료인 채소·과일값 등이 많이 올라 좀 더 싼 제품을 찾아 발품을 판 것이다. 유씨는 “작년 기준 예산약 30만원에 맞춰 준비하려다 보니 마트와 시장에서 물건을 집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했다”며 가파르게 오른 장보기 물가 현실을 설명했다.



올해 설 차례상 비용 부담은 물가 통계로 드러난다. 물가 조사 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기 위한 비용이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7%, 7.2% 올랐다고 발표했다. 과일, 나물, 농축산물 등 대표 품목의 시장가를 반영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환산한 비용이다. 2023년 전통시장이 25만4천원, 대형마트는 35만9천원, 2024년 전통시장이 28만1천원, 대형마트는 38만원 등 상차림 비용은 매년 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과일·채솟값 상승이 차례상 비용을 뛰게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설과 비교해 올해 설 차례상에 오를 과일류 가격은 57.9%, 채소류는 32.0%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조사부 팀장은 “지난해 명절 물가 상승 주범이 사과였다면, 올해는 폭염과 집중호우 때문에 낙과 피해가 컸던 배 가격 많이 올랐다. 최근 강력한 한파로 가격이 높게 책정된 무와 배추 같은 채소류의 가격 상승도 전체 비용을 상승시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가격 상승을 넘어 해당 식재료는 더는 차례상에 올릴 수도 없게 된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한반도가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기존 과일, 채소, 수산물의 수확량이 줄거나 품종이 바뀌는 등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한반도 해역의 어종이 변화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대표적인 ‘멸종 위기’ 식재료가 전과 탕거리로 사랑받는 명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의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를 보면 1968∼2023년 사이 우리나라 동해의 평균 표층 수온은 1.9도 상승했다. 그 결과 1980년대 연간 어획량 10만톤을 넘었던 대표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2010년 전후 어획량은 2만톤 아래로 급감했다. 2019년부터 명태 포획이 금지된 뒤 러시아 수입 가격까지 크게 올라 ‘금태’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명태의 자리를 방어와 삼치 같은 난류성 어종이 대체하는 추세다. 제주도에서 주로 잡히던 방어는 강원도 앞바다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고, 아열대성인 태평양에서 잡히던 참다랑어참치의 동해 어획량도 크게 늘고 있다. 귀한 몸이 된 명태를 대신해 방어나 참치를 차례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차례상에 꼭 올리는 사과, 배도 ‘골든볼’과 ‘설악봉’ 등 아열대 과일로 바뀔 수 있다. 골든볼은 이상기후나 햇볕 영향을 덜 받는 노란 빛깔의 사과이고, 설악봉은 지역 명산 이름을 딴 한라봉처럼 강원도에서 키우게 될 개량 귤을 일컫는다.



한반도 기온 상승으로 빨간사과홍로 재배지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말은 하루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평균기온 15~18도 사이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사과의 특성상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대구 경북 같은 주요 사과 산지가 강원도로 옮겨가는 추세다. 지금과 같은 탄소배출을 지속한다고 가정RCP 8.5했을 때 2100년엔 강원도 산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다고 농촌진흥청은 전망했다. 대신 기후변화 상황에 맞춰 개량한 품종인 골든볼이 홍로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2021∼2030년 사과 재배적합지파란색·재배가능지초록색과 2091∼2100년 사과 재배적합지·재배가능지 비교. 농촌진흥청 미래 과일 재배 지도 누리집.


2100년엔 국산 배를 맛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2070년대 이후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강원도 일부 지역과 소백산맥 일부 고지대 지역에서만 배 재배가 가능해진다. 배를 재배할 수 있는 국토 면적 비율을 보면 2050년대엔 89.8%지만, 2070년대엔 30.1%로 줄어든 뒤 2090년대엔 6%까지 감소한다. 대신 30년 내 아열대 기후권 경지의 면적이 우리나라 전체의 55.9%에 이를 것으로 전망농촌진흥청되면서 망고와 패션프루트, 바나나 등 아열대 과일 재배지도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221.1ha로 5년 전보다 약 2배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폭염, 한파, 집중호우 등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급격해지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를 고민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아열대 작물에 대한 재배 연구는 미래 기후변화에 대비해 우리 먹거리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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