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곧 찬밥신세 됩니다"…수건 케이크 열풍에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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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케이크 제품, 사전예약 완판 행진
유행 주기는 짧아져
유행 주기는 짧아져
수건모양케이크./사진=박수림 기자
“찾는 사람이 많아도 발주를 많이 못 넣겠어요. 유행이 언제 또 지날지 모르잖아요”
지난 24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물류를 정리하던 매장 점주 60대 강모 씨는 편의점 디저트 유행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수건 케이크’가 인기몰이 중이다. 수건 케이크는 중국 디저트인 마오진젠毛巾卷에서 유래한 상품으로, 흡사 수건을 말아놓은 듯한 모양새가 특징이다. 얇은 크레이프 안에 크림을 넣은 뒤 돌돌 말아놓은 형태다. 이 음식이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유명해지자 편의점업계도 앞다퉈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16일 수건 케이크 2종을 내놨다. 지난 2일부터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했는데 단 4일 만에 준비 물량 4500개가 모두 팔렸다.
편의점 GS25도 정식 출시 전 사전 판매를 진행했는데 4000개 물량이 당일 완판됐다. GS25에 따르면 수건 케이크기본 맛의 첫 발주 추이는 냉장 디저트 품목의 평균 초기 발주 수량 대비 약 90%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중 대학가나 학원가에 위치한 점포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편의점에 수건 케이크가 출시된 지난 16일부터 일주일 간의 관련 검색량 추이./사진=네이버 데이터랩
그러나 이 열풍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수건 케이크’ 키워드의 관련 검색량은 편의점에서 정식 출시된 지난 16일 이후 반짝 높아졌지만 이후 줄곧 낮아지고 있다. 한 편의점 매장 점주는 “요즘에는 벽돌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가 더 잘 팔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점주가 말한 벽돌 모양 초콜릿은 중국 디저트인 빙산롱옌에서 유래한 디저트로, 이 역시 SNS에서 유행 중이다.
실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대학가 주변 편의점을 직접 돌아본 결과, 편의점 점주들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한 편의점 매장 점주인 40대 유모 씨는 “요즘 수건 케이크가 가장 잘 나가는데 그래서 더 발주할 때 고민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시 초기에는 제품이 인기가 많아 발주 수량이 제한돼 어려움을 겪고, 후반에는 언제 인기가 시들해질지 몰라서 주문 수량을 가늠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인기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도 유행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발주 수량에 대한 편의점 점주들의 고민이 많은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출시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한달동안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추이./사진=네이버 데이터랩
실제 편의점 인기 상품의 유행 주기는 과거보다 단축됐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인기 상품 생애주기는 평균 22개월에서 4개월로 대폭 줄었다. 작년에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이나 지난해 말 반짝 인기를 누렸던 스웨디시 젤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편의점 CU가 지난해 7월 6일 출시한 두바이 초콜릿 상품은 출시 첫날 약 20만 개가 판매됐지만,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동안 3000개만 팔렸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두바이 초콜릿’ 키워드의 관련 검색 지수는 지난해 7월 8일 최고치 100을 찍은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급격히 줄었다. 해당 지표는 조회 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여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윤상철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비자의 선택 범위가 좁았다”며 “반면 요즘은 워낙 많은 콘텐츠가 나오고 과거에 비해 소비자의 욕망도 세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걸 시도하는 데 있어서 큰 불안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보니 유행의 주기가 더욱 빨라지는 것”이라고 현상을 진단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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