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피하려 죽은 척…잠자리 암컷은 짝짓기 싫어서 죽은 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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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9-05 01:01 조회 65 댓글 0본문
동물 ‘의사행동’ 다양성 밝혀져
죽은 척하는 걷는잎개구리. /위키미디어 커먼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죽은 척 드러누운 개미귀신의 연기 시간이 바닥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깊이 2.3㎜ 얕은 모래, 깊이 4.6㎜ 모래, 종이 등 세 가지 환경에서 개미귀신의 죽은 척하는 행동을 실험했다. 분석 결과 종이처럼 바닥을 뚫고 내려가기 어려울수록 개미귀신이 죽은 척하는 시간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미귀신이 딱딱한 바닥을 벗어나 안전하게 숨을 곳을 빨리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개미귀신처럼 천적을 만난 동물이 죽은 척하는 행동을 ‘타나토시스thanatosis’ 또는 ‘의사擬死’라고 한다. 도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종의 사망 흉내로 죽을 위기를 벗어나려는 것이다. 이 방법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적이 죽은 먹이를 싫어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있다. 3년 전 연구에서 개미귀신은 무려 61분 동안 죽은 척하는 모습이 관찰됐고, 당시 연구진 실험에서는 ‘죽은 척하기’가 개미귀신의 생존율을 약 20%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귀신 외에도 죽은 척하는 동물들은 여럿 있다. 주머니쥐는 잡아먹힐 위기에 놓이면 갑자기 쓰러져 혀를 내고 항문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액체를 배출하며 죽은 척을 한다. 무당벌레도 천적을 맞닥뜨리면 땅바닥으로 툭 떨어져 죽은 체를 하면서 악취 나는 액체를 흘린다.
수컷이 싫어서 죽은 척하는 동물도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별박이왕잠자리 암컷은 교미하려고 달려드는 수컷을 따돌리려고 죽은 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산개구리 암컷도 수컷을 피하려고 몸을 경직시켜 죽은 체한다. 이와는 반대로 닷거미는 암컷이 교미 도중 수컷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어 수컷이 죽은 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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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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