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나왔다…"복행 중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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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1-25 16:45 조회 7 댓글 0본문
제주항공 참사 항공기 양쪽 엔진에 부딪친 조류는 겨울철 대표 철새인 가창오리였다. 사고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 다시 이륙해 복행했을 때 새떼와 부딪혔다. 사고 조사 당국은 사고기가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채 동체착륙한 이유가 복행 때 발생한 조류 충돌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2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사고조사 진행 현황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이날 “항공기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을 공항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조위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57분 50초에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받았다. 이후 8시58분 11초에 기장과 부기장이 “항공기 아래쪽에 조류가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음성기록장치CVR에도 담겼다. 이로부터 39초 지난 8시58분 50초에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FDR가 모두 기록을 멈췄다. 사조위 관계자는 “조종사들의 대화와 블랙박스 기록 중단 사이에 복행하던 도중 조류 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시시티브이 영상이 멀리 찍혀 부딪친 정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조류 ‘충돌’ 대신 ‘접촉’이라는 표현을 썼다.
조종사는 8시58분 56초에 복행 도중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선언했고, 활주로19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메이데이 선언은 교신 기록을 통해 확인된 정보다. 그러나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했고 활주로 위를 미끄러지다가 9시2분 57초에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둔덕과 충돌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복행 때 발생한 조류 접촉과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연관됐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기 양쪽 엔진에서는 가창오리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가창오리는 한국을 찾는 12월 겨울 철새95종 132만마리 중 26만마리 규모로 가장 많은 대표 철새다.
사조위는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기초 조사 내용을 담은 예비보고서를 이달 27일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보내고, 누리집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사고기 잔해 정밀 조사, 블랙박스 분석, 비행기록문서 확인, 증인 인터뷰 등 항공기 운항 전반을 지속적으로 분석 중”이라며 “로컬라이저 둔덕과 조류 영향에 대해선 별도 용역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유가족협의회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유족들도 궁금한 점이 많지만 투명하고 객관성 있는 조사를 위해 조사 위원들에게 연락이나 질문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다만 사고조사위원 규모나 위원 개인의 이력에 대해서는 조사에 적합한지를 검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설 당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합동 차례를 지낸 뒤 49재인 다음달 15일까지 공항에 머물 예정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밝힌 사고 전후 주요 사실관계 전문’
① 08:54:43시:분:초 : 항공기는 무안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한 최초 교신
→ 관제탑은 활주로 01로 착륙 허가
② 08:57:50 : 관제탑은 항공기에게 조류 활동 주의 정보 발부
③ 08:58:11 : 조종사들은 항공기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다고 대화
④ 08:58:50 : FDR 및 CVR 기록 동시 중단
* 기록중단 당시 속도 : 161kts노트 / 고도 498ft피트
⑤ 08:58:56CVR 기록으로 계산한 시간 : 항공기 복행 중 조종사는 관제탑에 조류충돌로 인한 비상선언‘Mayday’ 실시
* 당시 정시기상관측정보 바람 110° 방향에서 2kts / 시정 9000m / 구름은 4500ft에 구름이 조금 있는 상태 / 온도 2℃ / 해면기압 1028hPa, 특별한 기상 변화 없음
⑥ 약 4분간 : 활주로 좌측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활주로 19로 착륙하기 위해 우측으로 선회 후 활주로에 정대하여 접근 →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 후 활주
⑦ 09:02:57 : 활주로를 초과하여 방위각 시설물과 충돌
※ 최종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내용 및 시간은 일부 수정될수 있음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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