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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취미 중대형 오토바이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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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2-04 17:52 조회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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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후 이륜차 시장 양극화

배달 특수 끝나자 소형 판매 급감
작년 6.5만대…3년새 반토막
BMW·할리데이비슨·인디안 등
레저용 바이크 판매 43% 급증
고급 취미 중대형 오토바이만 달린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배달시장이 급성장하자 오토바이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2021년 국내 오토바이 판매 대수가 1년 전보다 1.5배 늘었을 정도다. 70%는 주로 배달용으로 쓰이는 배기량 50~125㏄ 소형 오토바이였다. 하지만 팬데믹 종료와 함께 소형 오토바이 호황도 끝났다. 빈자리는 BMW, 할리데이비슨 등 고급·레저용 오토바이가 채웠다. 라이딩을 취미로 삼는 고소득층이 늘면서 국내 오토바이 시장이 고급·레저용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 40% 줄어든 소형 오토바이
4일 국토교통부와 이륜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토바이 판매량은 10만7130대로, 2021년 15만2730대에서 3년 만에 30% 줄어들었다. 2019년 11만1640대이던 국내 오토바이 판매량은 코로나19와 함께 급증했지만 2023년부터 연 10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배달시장이 정체돼 50~125㏄ 소형 오토바이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소형 오토바이 판매량은 2021년 10만7320대에서 지난해 6만5620대로 40%가량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오토바이 판매 중 소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70.3%에서 61.3%로 내려앉았다.

배달라이더 사이에서 인기를 끈 일본 혼다의 ‘PCX’는 2022년 약 2만7000대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해 1만3000대로 반토막이 됐다. PCX는 높은 연비L당 40~45㎞와 저렴한 가격400만원대으로 ‘가성비 모델’로 불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9조7000억원이던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21년 26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2년26조6000억원과 2023년26조4000억원 정체됐다. 팬데믹 이후 음식 배달 문화가 주춤해졌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터졌을 당시 라이더들이 새로 구입한 오토바이가 중고시장에 대거 풀린 데다 배달시장도 정체돼 신규 오토바이 구매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취미 입문용 시장 급성장
반면 배기량이 125㏄가 넘는 중대형 오토바이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라이딩 입문자가 주로 선택하는 쿼터급250~500㏄은 2021년 1만2690대에서 지난해 1만8230대로 43.7% 급증했다. 서울의 한 오토바이 가게 직원은 “자전거 라이딩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오토바이로 갈아타는 고소득자가 늘고 있다”며 “라이딩에 새로 입문하는 사람은 주로 250㏄ 안팎의 바이크를 찾는다”고 했다. 중형125~250㏄ 이륜차 판매량도 2021년 1060대에서 지난해 1850대로 70%가량 증가했다.

값비싼 레저용 오토바이 특수는 온전히 할리데이비슨, BMW 등 해외 기업이 쓸어가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을 수입 판매하는 기흥모터스 매출은 2019년 784억원에서 2023년 896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산 중대형 오토바이는 디앤에이의 모델 1개뿐이다.

미국 오토바이 제조사인 인디언모터사이클 한국법인 관계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여파로 혼자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고소득자가 대거 라이딩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한국도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레저용 오토바이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설자리 잃은 국산 오토바이 산업
美·유럽에 기술 밀리고, 동남아 가격 못 따라가
‘고급·레저용 시장에선 미국과 독일에 치이고, 저가·소형 시장에선 동남아시아에 밀리고.’

국내 오토바이 기업의 현실은 이렇게 요약된다. 고급·레저용 시장은 BMW모토라드, 두카티, 할리데이비슨 등 브랜드파워와 기술을 겸비한 미국·유럽 업체에 상대가 안 되고, 배달용 시장에선 동남아산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기 때문이다.

1990년대만 해도 국내 오토바이산업은 활황이었다. 대림오토바이현 디앤에이모터스와 효성기계공업현 KR모터스 등이 연간 30만 대를 생산했다. 두 회사는 각각 일본 혼다, 스즈키와 기술제휴를 맺고 ‘대림혼다’ ‘효성스즈키’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을 잡았다. ‘혼다 커브’를 본떠 만든 대림의 ‘씨티 시리즈’는 배달 오토바이 대명사로 꼽혔다.

시장의 흐름이 바뀐 건 오토바이 수입 규제가 폐지된 2003년부터였다. 값싼 중국·대만산 오토바이가 대거 들어오자 국산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현재 토종 오토바이 업체의 점유율은 20%대에 머무른다. 그나마 50~125㏄ 소형 시장에서만 이름값을 할 뿐 대형은 BMW, 할리데이비슨 몫이 됐다. 수요가 많은 배달용 오토바이는 ‘혼다 PCX 천하’가 됐다.

이 때문에 디앤에이모터스의 2023년 매출연결 기준은 813억원으로 전년1270억원 대비 400억원 넘게 줄었다. KR모터스 매출연결 기준도 2022년 1170억원에서 2023년 784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용 시장에선 기술력이 달리고 배달용 시장에선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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