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승무원의 눈물 中] "심리 상담 프로그램, 있으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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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승무원의 눈물 中] "심리 상담 프로그램, 있으면 다행"
국내 항공사들도 승무원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사내 상담 시스템이다. 30일 <브릿지경제> 가 항공사들의 사내 심리상담 제도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문 인력을 통해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뿐이었다. 진에어는 외부 상담 센터를 연계하며 이스타항공은 도입 준비 중, 에어서울은 관련 논의를 시작한 상태였다. 에어부산은 사내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지역구 센터와 협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반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직 없었다.
◇항공업계, 심리 상담 제공이 ‘대세’ 대한항공의 경우 자사 항공의료센터를 통해 2015년부터 사내 심리상담실 ‘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우울·불안 등 각종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임상심리전문가 2명이 상주하면서 철저한 비밀 보장하에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특히 항공업계 특성과 직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외부 센터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5년 차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A씨는 “비행 중에 발생한 사건이나 승객들의 과도한 행동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생긴 직원들이 찾는다”며 “처음엔 회사가 개인적인 건강 상태를 아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이용하기 꺼려졌지만, 오늘도 비행하고 왔다는 건 회사가 비밀 보장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어 A씨는 “외부 병원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객실 승무원이란 직업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아쉬웠던 반면, 사내 프로그램은 이 부분에 대한 공감이 많이 이뤄져서 개인적으로 만족했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이곳에서 무려 1000건 이상의 심리상담이 이뤄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외에도 연 1회 마음건강 검진을 통해 임직원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과 스트레스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며 “마음챙김, 명상 등 임직원이 흥미를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사내 심리상담소 ‘휴포트’에 심리상담사 1명이 상주한다. 다만, 스케줄 근무자가 많은 직무 특성상 내부 시설 이용이 힘든 근로자들을 위해 상담사와 사전 조율을 통한 외부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는 제주항공이 심리상담사 자격을 갖춘 사내 간호사를 통해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내 상주 간호사가 건강관리와 심리상담을 동시에 한다”며 “객실 승무원이 전체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근로자 보호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게 회사 기조”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외부 전문 심리 상담 센터를 통한 익명의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사내 건강관리실을 구축하고 있는 중으로 조만간 자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안전보건경영방침 선포 이후 전 직원 대상 건강증진 요구도를 조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현재 사내 건강관리실 공사를 진행 중이라 강서구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역시 사내에 상주하는 상담사는 없지만,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정기적인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에어서울은 현재 내부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감정노동이 심한 객실 승무원의 업무 특성상 내부 상담 제도 필요성이 거론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아예 없기도…항공사 “빠른 환경개선 정부 도움 있어야 가능”
반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객실 승무원을 위한 별도의 상담 프로그램이 없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향후 상황에 맞춰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신생 항공사로 이제 막 날갯짓을 하고 있어 도입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는 생긴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티웨이항공은 채용도 연이어 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관련 제도가 없다는 것이 의외”라고 말했다. 심리상담 제도가 없는 항공사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재직 중인 B씨는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으니 시간과 비용 모두 개인의 몫으로만 전가되는 듯해 별로”라며 “타 항공사는 사내 상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부러웠다”고 말했다. 취재 차 접촉한 객실 승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회사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담 프로그램이 있는 곳도 회사 인력 수를 고려하면, 상담사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항공사들도 이들의 지적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항공사 자체 노력만으론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감정 노동이 잦은 객실 승무원 특성상 항공사에서도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심리상담 확대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 등 정부의 노력도 동반되면 더욱 빠른 환경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 접점 산업인만큼 과도한 블랙컨슈머 최소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브릿지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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