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2세, 임상 실패 미리 알고 주식 처분…369억 손실 피했다 > 경제기사 | economics

증선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실패 결과를 미리 알고 자사 주식을 처분해 수백억 원대 손실을 피한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가 검찰에 고발됐다. 장 전 대표는 신풍제약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의 장남이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2일 제3차 정례회의에서 신풍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장 전 대표와 신풍제약의 지주사 송암사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 조치할 것을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장 전 대표는 2021년 4월 신풍제약이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 2상에서 주평가지표 유효성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 주식을 처분해 369억 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장 전 대표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자신과 가족들이 운영하는 송암사가 보유한 신풍제약 주식 200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대량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블록딜로 신풍제약 주가는 9만 원대에서 6만 원대까지 급락했다. 송암사는 장 전 대표 일가가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송암사는 신풍제약 지분율을 27.96%에서 24.43%까지 낮추면서 매매차익 1,562억 원과 함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풍제약은 2020년 4월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던 피라맥스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팬데믹으로 주가가 21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2상 실패 이후 3상에서도 실패해 2023년 5월 1만 원대까지 폭락했다. 장 전 대표는 신풍제약 창업주 2세로, 8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법정구속된 상태다.

금융위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코스피 상장사 실소유주가 오히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내부자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투자자 신뢰하락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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