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할 동네" 너도나도 사겠다고 난리…전화통에 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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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인근 땅 사겠다"
내곡·세곡·방이동 들썩 강남 그린벨트 해제 유력 후보지 가보니 "40년 방치된 땅 드디어" 활기 서초 염곡동·강남 자곡동 거론 송파 방이·강동 암사동도 후보 "규제 풀리면 천지개 lt; 저 아파트 단지처럼 될까 gt; 정부는 지난 8일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내년까지 8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거론되는 송파구 방이동의 한 논밭에 개발 행위 제한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한명현 기자 “아침부터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인근 토지를 사고 싶다는 상담 전화가 이어지네요.”서울 강남구 세곡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9일 찾은 세곡동 인근 중개업소는 그린벨트 개발 및 매수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날 정부가 강남권 등의 그린벨트를 풀어 내년까지 8만 가구 규모로 신규 택지를 지정하겠다는 내용의 ‘8·8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은 영향이다.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강남구 자곡동과 서초구 내곡·염곡동 일대도 들뜬 분위기였다. 세곡동 B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후보지는 규제만 풀리면 천지개벽할 지역”이라며 “오는 11월 확정되는 해제 지역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내곡·염곡동 등 ‘들뜬 분위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11월 서울과 인접 경기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5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한다. 올해 발표하는 물량 중 약 1만 가구를 서울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의 신규 택지 후보지에 강남권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공급 대책이 서울 집값 상승세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 만큼 강남권 아파트값을 잠재우는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팔라지고 있다”며 “강남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량을 늘리면 정책 실효성이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서초구 내곡·염곡동 인근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 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강동구 암사동과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등도 거론된다. 서울 19개 자치구 외곽 지역에 149㎢의 그린벨트가 지정돼 있다. 서울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평지는 서초구23.89㎢와 강남구6.09㎢에 몰려 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인근 상권과 교통망이 순차적으로 개선돼 지역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이동 그린벨트 내 토지를 보유한 C씨는 “그동안 농사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40년 가까이 땅을 방치해 뒀다”며 “그린벨트가 풀리면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인근 그린벨트는 기존 1~3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고 선호도도 높은 편”이라며 “후보지 지정 기대로 인접 지역 토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해제하는 그린벨트는 상대적으로 훼손이 심한 3~5등급지가 검토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 3등급 이하는 농경지로 이용돼 보전 가치가 낮은 것으로 본다. 서울시 전체 그린벨트 149㎢ 중 20~25%가 3~5등급지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 안정 효과엔 엇갈린 전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 대책에 공급 확대를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이 포함된 만큼 주택 부족을 걱정하는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송승헌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물량이 늘어나니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남권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서울보다는 경기 과천시, 하남시 등 인근 지역 집값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8만 가구를 포함해 6년간 수도권에 주택 43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정부 계획이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사비·인건비 상승에 따른 개발 여건이 좋지 않아 3기 신도시가 기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수십만 가구씩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소현/한명현 기자 alpha@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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