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금융당국, 우리은행 전방위 압박…조병규 연임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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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이사진, 철통 보안 속 논의 중…22일 이사회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을 놓고 우리은행에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진은 최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비공개로 열어 차기 행장 후보 선임 논의를 이어갔다.
이사진은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사외는 물론 사내에서도 이 같은 절차 진행을 철통 보안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그 무렵 자추위 논의 방향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행장의 공식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이를 역산하면 이사회는 이달 말께 차기 행장 후보의 숏리스트를 도출해야 한다.
우리금융 이사들이 막판까지 신중을 기울이는 이유는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와 검사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조 행장이 취임 후 부당대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정황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그동안 손 전 회장과 당시 여신 담당자들을 겨냥해오다 조 행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으로 사실상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해 금융감독원은 공교롭게도 지난 15일까지로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애초 내년에 정기 검사에 착수하려던 일정을 전격적으로 올해로 앞당긴 데 이어 기간까지 연장하며 고강도 검사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과 금감원이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조 행장의 입지는 더 좁아진 형국이다.
설상가상 반복된 금융사고도 악재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포함해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 사고였다.
외견상 조 행장이 내부 통제 강화와 조직 문화 개선을 여러 차례 다짐한 뒤로도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한 모양새가 됐다.
은행 실적 개선 흐름마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 상장 시 지분 12%를 가진 데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됐지만, 상장 일정이 미뤄지면서 그마저 난망한 상황이다.
이사진은 섣불리 차기 행장 후보 롱리스트를 공개하더라도 예년처럼 투서가 빗발치는 등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문제는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임 회장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부당대출에 관해 거듭 사과하고 후속 대책으로 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조만간 있을 자회사 임원 인사에서 금융당국의 직간접적인 개혁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할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쇄신을 위한 과감한 세대교체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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