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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새 500만원 떨어졌다"…전기차 매물 쏟아지는 중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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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4-08-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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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 화재 전기차 감식 현장에 참관한 벤츠 측 관계자. 뉴스1

인천 청라 화재 전기차 감식 현장에 참관한 벤츠 측 관계자. 뉴스1

“5900만원이 깨졌네.”
“EQE 차주분들 힘 내십쇼.”

중고차 거래 사이트 ‘엔카’에 벤츠 전기차 EQE300이 최근 5900만원에 매물로 나오자 온라인 전기차 커뮤니티 게시판엔 이런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모델은 지난 1일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전만 해도 중고차 시장에서 6200만~6400만원에 거래됐었다. 실제 화재 발생 모델은 EQE350이다. 그런데 화재 사고 이후 중고차 시장에서 벤츠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차주들도 차량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중고 전기차 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11일 기준 중고차 거래 사이트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청라 벤츠 사고 이후 7일까지 일주일새 접수된 전기차 매도 희망 물량은 직전 일주일7월 25~31일에 비해 184% 증가했다. 차량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벤츠 EQE 시리즈 모델이 10% 정도라고 한다. 직전 주에 벤츠 EQE 매물은 한 대도 없었다.
자료 엔카

자료 엔카

특히 국내서 판매된 EQE300 벤츠에 모두 세계 10위권 중국 배터리업체 파라시스 제품이 쓰였고, 지난 6일엔 충남 금산에서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6에서도 불이 나면서 매도 흐름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매물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은 브랜드 구분 없이 내려가는 추세다. 엔카에 따르면 이번달 현대차 아이오닉5의 2021년식 모델의 전월 대비 가격 하락폭은 1.97%다. 엔카가 취급하는 다른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제품평균 -0.37%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디젤 모델 팰리세이드 가격이 1.2% 오른 것과 대조된다. 기아 EV6도 같은 기간 중고 가격이 1.11% 내렸다. 100%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의 중고 가격도 직격타를 맞았다. 이 기간 모델3는 2.61%, 모델Y는 3.36%씩 각각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 상황이 장기화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동차 등록 통계를 제공하는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줄어든 8만613대다. 청라·금산 전기차 화재 발생 전에도 수요가 줄어든 상태였다는 뜻이다.
11일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뉴시스

11일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뉴시스

이에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3종의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최근 공개했다. 코나SX2가 중국 CATL 제품을 사용하는 것 외에 다른 차종은 모두 LG에너지솔루션·SK온 배터리를 이용한다는 내용이다. 연이은 화재 사고 전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제조사들은 “자동차의 각종 부품 공급 업체를 일일이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배터리 제조사 정보도 마찬가지로 공개할 수 없다”라는 입장이었다가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기아도 자체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2일 전기차 화재 예방책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부처 회의를 연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미래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등 제조사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 등 차 업계의 미래 기술이 전기차에서 구현된다는 걸 전제로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탑재되는 부품 종류가 기존 내연기관보다 30% 정도 적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로 구동을 통제하는 데 효율적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이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는 캐즘이 특히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면서도 “수요 정체기를 버텨낸다면, 그 기간 실력 없는 사업자들이 도태된 시장에서 본격적인 미래 기술 경쟁력 우위를 누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선욱·고석현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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