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피닉스다트 경영권 분쟁…1심 "대주단 담보권 행사 정당" > 경제기사 | economics

사모펀드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가 글로벌 1위 다트 회사인 피닉스다트의 경영권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패소한 판결들이 잇달아 나왔다. 대주단채권자이 계약 위반을 이유로 담보권을 신속히 행사할 법적 근거가 재확인된 만큼, 향후 인수금융 거래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대주단의 통제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주진암는 오케스트라PE 측이 피닉스다트 창업주 홍상욱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주주권 확인 소송 1심에서 오케스트라PE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오케스트라PE는 2019년 피닉스다트의 경영권 지분 86.3%를 1256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최대출자자앵커 LP로 76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가 조성됐다. 나머지 자금 400억여원은 하나증권 등 대주단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일으켜 마련했는데, 경영권 지분 전량이 담보로 잡혔다.

2021년 피닉스다트는 홍 회장의 개인회사인 홍인터내셔날에 13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RCPS란 일정 기간 이후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우선주를 뜻한다. 여전히 13.7%의 지분을 들고 있던 창업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인데, 이듬해 RCPS는 조기 상환됐다.

하지만 대주단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 자금이 상환된 점을 문제 삼았다. 2023년엔 만기 전 대출금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디폴트을 선언해버렸다. 일주일 뒤엔 338억여원을 받고 피닉스다트 경영권을 홍 회장 측에 재매각함으로써 담보권을 행사했다. 기존 인수가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오케스트라PE 측은 대주단과 홍 회장 간 주식 매각 과정 전반을 부정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본안 소송인 주주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가처분 사건은 지난해 9월 기각이 확정됐다. 주주권 확인 소송에서 오케스트라PE 측은 "대주단은 적법한 권한 없이 주식에 담보권을 행사했다. 경영권 재매각 또한 무권리자의 처분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오케스트라PE의 이사였다가 피닉스다트 대표로 선임된 A씨가 2021년부터 홍 회장 등과 경영권을 헐값에 인수하는 계획을 공모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1심은 대주단의 EOD 선언 및 담보권 행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오케스트라PE 측 패소로 판결했다. 대주단이 헐값에 주식을 매각했다는 오케스트라PE의 주장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주단으로부터 지분을 재매입한 홍 회장 측의 최대주주 지위 및 경영권을 유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주단과 홍 회장 등은 2개 회계법인에 주식 가치평가를 의뢰한 뒤 이를 기초로 매매대금의 정산을 완료했다"며 "오케스트라PE 측 주장 및 증거들만으로는 대주단이 담보권을 행사하면서 오케스트라PE 측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했다거나, 주식의 처분가격 산정 과정에서 재량 범위를 과도하게 벗어났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는 홍 회장 측이 제기한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오케스트라PE 측이 홍 회장 측에 총 9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홍 회장 측은 "오케스트라PE 측이 피닉스다트의 임원 해임 및 신규 선임 과정에서 특정 인물의 경영 개입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주주 간 계약에서 정한 정보 제공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손해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주주권 확인 소송과 위약벌 청구 소송 사건 모두 쌍방이 항소하면서, 각각 2심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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